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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신옥 Nov 12. 2023

늙은 은행나무의 짧은 글 긴 여운

~  비움도 채움을 위해 ~

가을의 깊이를 가득 품은 은행나무 행렬 아래를 걷는다.

차가워졌지만 아직은 청량감이 남아있는 바람을 타고

우수수 떨어지는 은행잎들이 거리에 노란색 카펫을 깔고 있다

화려했던 도심이 가을 깊숙이 들어온 고즈넉함에 잠겼다.     



가을 햇살에 찬란하리만큼 빛나던 은행잎들을 비워가는

늙은 은행나무가 나에게 전이되어 온다.



빽빽하리만치 무성했던 그늘에 머물던 발길도

눈부심으로 올려다보던 시선도 낙엽 따라 사라져 가고…….     


이제 빈 가지 사이에

맑은 하늘도 들여놓고  바람결에 돌아오는 추억도 세어보며

따사로운 햇살의 향연을 즐기는 은행나무가

비움도 채움을 위한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라고 한다.

    



비워져가는 은행나무를 보니

며칠 전 사촌이 배달해 준 시가 떠올라서 스마트폰 저장고를 열었다.

몇 번을 읽고 또 읽어도 짧은 글 긴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몇 번을 읽고 또 읽어도 좋은 글...


 농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논에 물이 가득 차 있으면
 벼가 잘 자라는 줄 압니다.
 
 하지만 논에 항상 물이 차 있으면
 벼가 부실해져서 작은 태풍에도
 잘 넘어집니다.
 
 그래서 가끔씩은 물을 빼고,
 논바닥을 말려야 벼가 튼튼해집니다..
 
 우리 삶의 그릇에도
 물을 채워야 할 때가 있고,
 물을 비워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우고 비우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오늘 무엇을 채우고
 또 무엇을 비우겠습니까?
 
 마음에도 저울이 있습니다.
 가끔씩 가리키는 무게를
 체크해 보아야 합니다..
 
 열정이 무거워져 욕심을 가리키는지
 사랑이 무거워져 집착을 가리키는지
 자신감이 무거워져 자만을 가리키는지
 여유로움이 무거워져 게으름을 가리키는지
 자기 위안이 무거워져 변명을 가리키는지
 슬픔이 무거워져 우울을 가리키는지
 주관이 무거워져 독선을 가리키는지
 
 마음이 조금 무겁다고 느낄 땐
 저울을 한번 들여다보세요!
 
 마음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사랑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인생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잠시 소풍온 사람들입니다..
 
 같이 웃고 같이 슬퍼해 줄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해서 손 모아 기도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가시길......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출처 :보령시장신문(http://www.brcity.kr)


여행을 많이 다녀본 전문가일수록  여행을 위한 짐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우리 삶이 여행이고 소풍이라니 무거운 짐 비울수록 자유로운 몸으로 즐길 수 있으리라.





                     (비움도 채움도 다 아름다운 은행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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