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디의 배변훈련
아침이 되어 유리문을 열자 재디가 나를 보며 반겼다. 그런데 녀석이 밤새 오줌을 베란다 바닥에 싸 놨다. 그래도 자기 잠자리는 아는 모양인지 쿠션과 담요를 피해 그 옆 바닥에다만 군데군데 오줌을 지렸다. 쿠션과 담요에 싸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웠다. ‘똑똑한 아이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배변패드로 오줌을 지린 자리를 감싸고 걸레로 그 자리를 닦았다. 재디의 훈련 중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배변 가리기였다. 재디는 배변판 근처로는 가지도 않고 바닥에만 오줌을 쌌다. 매번 오줌 묻은 자리를 닦아내는 일도 골치 아팠다. 나는 강아지 배변 훈련 정보를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다.
1. 배변판 위에 음식을 두고 강아지가 배변판과 친해지도록 만든다.
2. 강아지를 배변판에 둔 채 쌀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자리에서 배설하면 잘했다고 칭찬해주기.
3. 오줌 뭍은 배변패드를 배변판에 깔면 강아지가 냄새를 맡고 그 위에 싼다.
비교적 가장 쉬워 보이는 이 세 가지 방법을 다 써먹어보기로 했다. 일단 배변판과 친해지게 하기 위해 사료를 가져와서 재디를 불렀다. 재디는 멀뚱하게 나를 보다가 손에 올려진 사료를 받아먹었다. 그리고 오줌 묻은 배변패드를 배변판에 갈아 끼웠다. 이만하면 되겠지. 나는 재디가 다시 오줌을 싸길 기다렸다. 물론 훈련을 한 번에 성공시키긴 불가능했다. 재디는 그 뒤로도 배변판에 오줌을 싸는 일이 없었다. 베란다 바닥은 밤새 자고 일어나면 재디의 배설로 뒤덮여 있었다. 나는 강아지가 잘못을 했다고 혼을 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인터넷의 글을 기억해두었다. 재디의 발은 오줌으로 뒤범벅이 되어 더럽혀졌다. 그걸 일일이 닦아내기에도 벅차고 좁은 공간에서 지내는 재디가 안쓰러웠다. 나는 재디를 베란다에서 빼내고 청소를 했다. 재디는 베란다에서 나오자 다시 코를 바닥에 대고 냄새를 맡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모든 게 낯선 이 작은 강아지는 도전정신을 갖고 집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재디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갔다. 청소를 마치고 다시 재디를 보러 베란다 밖으로 나갔다. 재디는 새로운 집에 적응하느라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나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재디를 계속 거실에 두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