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뿐인 인생, 멋지고 후회 없이..
책 "다 쓰고 죽어라"의 저자 스테판 폴란은 말했다.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 말고 여생을 최대한 즐겨라
유산이 없으면 자식들이 돈 가지고 다툴 일도,
가산을 탕진할 일도 없다."
다 쓰고 죽어라는 말은
돈뿐만 아니라, 후회 없는 삶을 살라는 의미가 아닐까?
호주여행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왔다.
우리보다 시급이 3배, 1인당 국민소득(GDP)도 훨씬 높은 부자 나라다.
그들의 여유와 삶의 방식을 보면서
미래의 내 모습과 노후를 설계하고 왔다.
호주인의 사고방식(자식과 돈에 대한)은 우리와 많이 달랐다.
호주는 출생부터 16세까지는 나라에서 키워주는 복지국가다.
임신 때부터 각종 의료지원은 물론이고 양육비도 아이 1명당 100만 원(원화) 정도가 매월 지원되니
교육(무상)이나 육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나라다.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낳아도 되는) 구조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부모가 눈에 많이 띄었고 부럽고 보기 좋았다.
호주의 부모들은 성인이 된 자녀들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16세가 된 자녀는 독립된 성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아르바이트나 취업을 해서.
부모의 집에 거주할 경우에는 집세(월세)를 낸다고 했다.
부모 자식 간에 공짜가 없고 캥거루족도 없다는 말이다.
(캥거루족 : 경제적 여유가 없어 부모님과 여전히 동거하고 있는 청년들)
아이러니하다.
캥거루의 나라 호주에 캥거루족은 없다.
호주에서 40년간 살고 있는 영주권자인 여행가이드(제시)도
자신의 딸에게 월세를 받는다고 했다.
잠시 독립선언했던 16살 딸이 다시 집으로 들어온 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캥거루 자식을 만드는 건 한국의 부모"라는 그녀의 말에 공감과 반성을 했다.
호주의 부모는 아무리 부자라도 자식에게 돈을 물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어떤가?
한국의 부모처럼 자식이 성인이 된 후에까지 경제적 지원을 하는 나라는 드물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부모들도 변했고 변하고 있다.
허리띠 졸라매고 평생 모은 돈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도 많이 줄었고
내 주머니에 있는 돈 잘 쓰고 죽겠다고 한다.
유일한 재산인 집 한 채마저도 자식에게 물려주고 가겠다는 생각도 사라지고 있다.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이모가 돌아가셨다.
평생 참외농사를 짓느라 굽은 허리와 땡볕에 그을린 새카만 얼굴을 한 채 가셨다.
자식이 없었던 이모는 시누이의 자식 둘을 입양해서 친자식처럼 키웠는데
유산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그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이모가 그런 삶을 산 것도 그 자식들에게 한 푼이라도 물려줘야 한다고 해서였다니~
주변 친지들이 모두 안타까워했다. 그 인생이 불쌍하다고.
(안타깝고 속상한 것은) 이모는 평생 변변한 옷 한 벌이 없었고 여행 한번, 외식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바보같이 살다 가셨을까? 불쌍하다. 안타깝다 생각해 봤지만
이모의 선택이고 삶이었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지인(전 직장동료)이 유산 3천만 원 때문에 형과 의절한 사연도 들었다.
3억, 30억 도 아닌 3천만 원 때문에 형제가 의절을 했나?
부모는 돌아가시면서 형제가 사이좋게 우애 있게 지내기를 바라셨을 텐데..
유산 때문에 형제애마저 끊겼으니 저승의 부모가 속상해할 일이다.
유산 때문에 생기는 사건도 많다.
의절은 물론 법정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세상이다.
유산 때문에 자식들이 싸우거나 가산을 탕진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차라리 물려줄 유산이 없는 것이 속 편할지 모른다.
예전에 알던 부모가 아니다. 바뀌고 있다.
"자식새끼 다 소용없어. 부모가 주는 돈은 당연하게 받아야 할 권리라고 생각해.
자식한테 재산 물려주려고 아등바등 사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야.
늙으면 돈이 효자야. 자식에게 뺏기지 말고 악착같이 지켜야 해."
주변에 이런 말 하는 부모가 많아지고 있다.
내 삶의 질은 뒷전이고 자식에게 돈을 물려주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물론 평생 잘 모은 재산, 얼마라도 자식에게 남겨주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부모의 의무이고 책임은 아니다.
부모의 돈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자식에게 있는 것도 아니다.
"엄마 아빠는 너희들에게 딱 이만큼(?)만 물려줄 거야.
그리고 엄마 아빠가 모은 재산은 다 쓰고 죽을 거야.
여행도 다니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엄마 아빠를 위해 쓸 거야.
우리가 죽은 후에 남은 재산이 얼마라도 있다면 그것은 너희 둘이 나눠 쓰면 되고.
그것도 너희 들의 복(福)이니까.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미리 당부를 하고 세뇌를 시켜두었다. 두 아들에게.
부모 재산은 부모의 것이니
부모 재산에 관심두지 말고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헛 꿈꾸지 말고.. 너희들의 삶을 살라고..
알았다고는 했는데. 아이들의 속마음은 어떨지??
그러든 말든 내 인생은 내가 즐기는 거지, 누가 대신해 주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호주여행을 갔다 오면서 남편과 약속했다.
"남은 인생 즐겁고 행복하게 삽시다.
두 다리 쌩쌩하고 건강할 때 부지런히 다니면서 여행도 하고 즐기면서 추억을 많이 만들자고..
자식걱정도, 자식에게 돈 물려줄 생각도 내려놓자고."
다 쓰고 죽기로 마음먹어야 삶을 즐기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 말고 여생을 최대한 즐겁게 즐기며 사는 것이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 방법이다.
한 번뿐인 인생, 멋지고 후회 없이 살다 가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