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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Mar 05. 2024

로또는 없었다.


"가난한 자는 복권에 당첨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지만

  부자는 행운의 여신이 찾아와 주길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꿈을 적극적으로 좇는다."

  부자 습관 가난한 습관(톰 콜리. 마이클 야드니 지음) 중에서 


로또는 없었다.

로또 청약이라 불리는 서울 개포동 아파트에 청약자가 101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고작 3 가구 모집에 그렇게나 많은 청약자가 몰린 것이다.

그중에는 나와 남편도 이름도 있다.

혹시(?) 당첨되면 어쩌지..   계약금과 잔금 마련이 걱정이다. 현금 13억이 작은 돈도 아니고.

쓸데없는 고민을 하면서...  발표일을 기다렸다.

역시나... 

우리에게 로또는 없었다. 그러면 그렇지! 

괜한 걱정으로 며칠을 보냈네... 헛웃음이 나온다.


어렸을 적 기억에 아버지는 늘 복권(주택복권)을 사셨다.

당시 주택복권은 내 집 마련의 목적으로 만든 것인데 매주 추첨을 했다.

뱅뱅 돌아가는 번호판에 화살을 쏘아 당첨번호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추첨일에는 TV로 그 현장을 보여줬던 것 같다.

"준비되면 쏘세요... (피 융~~) 

화살이 날아가고 돌아가던 번호판이 멈추면 당첨 번호를 불러줬다.


경제적 사정이 어려웠던 시절, 아버지는 복권에 승부를 보려는 듯했다. 

힘든 상황을 벗어날 방법은 유일하게 복권당첨뿐이라 생각하셨던 것 같다.

한 주도 빠짐없이 십수 년을 복권을 사는데 돈을 쓰셨다.

(복권 사는 돈을 모았더라면 그 돈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복권을 사두고.. 이번에 당첨되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기다렸지만..

행운은 오지 않았다.

복권을 살 때는 의기양양(?) 했지만 당첨이 발표된 후에는 아무 말도 없으셨다.

언제부턴가..  아버지는 복권을 사지 않으셨다. 

헛된 희망인 것을 아신 것일까?

인생 한 방은 없는 것이라 느끼신 걸까?


20대의 아들도 가끔 로또를 사는 것 같다.

 "아들, 로또 샀어? 젊은이들도 많이 사는 것 같긴 하더라만. 

  로또에 헛 돈 쓰지 말고 차라리 그 돈으로  우량 주식 한 주라도 사 모으는 게 낫지 않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로또에 당첨되는 것이 꼭 행운인 것만은 아니더라.

  로또 당첨이 쉬운 일도 아니고... "


어쩌다 좋은 꿈(자의적인 해석)을 꾸거나 할 때면 로또를 살 때가 있지만 결과는 역시나다.

남편도 가끔 로또를 사고는 

"기다려~~ 당첨되면 절반은 줄게.." 한다. 

지금까지 5만 원도 당첨된 적이 없고 5천 원 당첨된 것도 손에 꼽을 정도지만. 

늘 기다리라고 한다.(언제까지?)


이번에도 '꽝'이다.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는 순간이다.

그럼 그렇지... 로또는 아무나 되나.

실망하는 남편에게 

"로또 사면 그 돈이 불우한 이웃 돕는 성금으로 쓰인다고 하니 좋은 일에 썼다고 생각해."라고 위로한다.

좋은 일에 썼다고 생각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속상하고 실망스러운 마음이 줄어드니까.


50년 넘게 살면서 로또 같은 행운을 가져 본 적은 없다.

하지만 현재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은 그 이상의 행운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복권에 당첨되길 손 모아 기도하지 않았고

나의 꿈을 적극적으로 좇으며 살다 보니 어느 정도의 부를 누리며 살고 있다.

(부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나의 기준에서 보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부자의 습관과 가난한 자의 습관은 다르다.

부자의 습관을 배우고 따라 해야 한다.

가난한 습관은 버려야 한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_ 존 드라이든 _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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