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분석
바비(Barbie)가 속해있는 장난감 그룹 마텔(Mattel) 이 연매출 7조 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바비가 벌어오는 수입은 약 2조로 마텔 그룹의 27% 매출을 담당하는데 그 규모가 스타벅스코리아의 연매출과 맞먹는다. 전 국민이 하루에 한 잔씩 꼬박 마시는 스타벅스의 매출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감히 그 규모를 예상할 수가 있다. 이러한 사실만으로 장난감이 블루오션이다, 옳다구나 바로 사업에 뛰어들 생각 하신다면 극구 말리고 싶다. 마텔의 성공 비결은 장난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장난감으로 실적을 올렸지만 장난감뿐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출산율 또한 떨어지고 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아동의 인구가 줄어든 다는 것은 장난감 시장의 전망이 좋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2010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에게 인형은 고루한 장난감으로 터부시 된 지 오래다. 그렇다면 레고와 마텔 등 미국 굴지의 장난감 회사는 어떻게 매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일까?
1. Target expansion
이제 장난감은 더 이상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존 장난감 소비의 주체였던 아동에서 성인까지로 확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레고(LEGO)는 지난 2020년 ‘어른 환영(Adults Welcome)’이라는 섹션을 만들어 성인을 겨냥한 레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170달러에 판매된 별이 빛나는 밤, 400달러짜리 페라리 스포츠카 등이 출시 직후 매진됐다. 지난 2월에는 50달러대의 보타닉 컬렉션을 출시하며 성인 여성 고객을 타겟팅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보타닉 컬렉션은 미국 완구협회의 2022년 올해의 성인 장난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성인 여성의 보타닉 레고의 인스타그램 인증샷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비 인형의 경우 많은 셀럽들의 모습을 본 따 피규어로 만들었다.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 엘리자베스 여왕, 심지어 국내 아이돌 bts 등을 만들어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마텔은 천편일률적인 바비의 모습에서 벗어나 직업도, 생김새도, 인종도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각양각색의 바비를 제작한다. 키덜트들은 'limited'에 환장한다. 마텔은 이런 어른들의 심리를 잘 이용해 꼭 가지고 싶은 욕구를 마구 자극한다.
2. '소유'의 물건을 넘어 '즐기는' 컨텐츠로
2023년 바비 영화(마고로비, 라이언고슬링 주연) 가 나온다고 한다. 바비라는 IP를 가지고 영화산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우리는 비단 스크린뿐만 아니라 이미 주변에서 바비 IP를 쉽게 접하고 있다. 메타버스, 패션쇼, 게임 등 손으로 가지고 노는 장난감보다 오감으로 즐기는 바비의 개체가 더 많아졌고 그 편이 순수 장난감 제조보다 수입과 이익면에서 월등한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장난감= 손으로 가지고 노는 인형"이라는 절대 불변일 것 같았던 공식이 무너졌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패러다임을 무너뜨리고 나니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의 크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각자의 영역에서 절대 불변의 공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보라. '패션 MD 는 옷을 만들어야 해.. 뷰티 BM은 화장품을 제조해야 해..' 과연 그게 다일까? 시장의 기회를 먼저 찾는 사람은 곧 이 물음에 제대로 된 답을 찾은 사람부터 일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