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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재영 Oct 10. 2019

우리를 도약할 수 있는
한 가지 ‘경험’

새로운 시대, 도약할 사용자 경험(UX)

2007년 1월, 서울 신라호텔이었습니다. HP 퍼스널 시스템 그룹 아태지역 신제품 발표회에서 어떤 연사가 말했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제품을 제공하겠다.” 이때 제 인생에서 ‘사용자 경험’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습니다. 처음엔 뭔 소린가 했습니다. 생소했습니다. 느낌은 왔지만 뭔지 감이 오지 않았죠. 

그 이후로 이 단어는 점차 인기가 많아졌습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이 단어는 전문가들만 쓰는 용어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일반인들도 아는 대중적인 단어가 된 것 같습니다. 2017년엔 이 단어를 앞세운 삼성 TV광고를 보았었습니다. 2019년 현재 기업은행은 자신들의 어플 첫 화면에 ‘국내 최초 UX 부분 Finalist 선정’되었다는 것을 넣었더군요. 저는 새로운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유튜브 리뷰 영상을 보곤 하는데요, 영상에서도 이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2004~2019년 시간 흐름에 따른 관심도 user experience의 검색 변화, google trends)



하지만 사실 제가 이 단어를 제대로 이해까지는 거의 10년이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실생활에서 정말 좋은 UX가 계속해 나오고 있고 총체적으로 우리 삶을 바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더 이상 공인인증서를 볼 필요가 없게 되었죠. 간단하게 해외주식도 투자합니다. 집에서 손쉽게 코카콜라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축의금도 이제 ‘카톡’으로 전달합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생일날 선물 주기의 풍속도를 바꿨습니다. 저는 이번 생일날 90%의 생일선물을 카톡으로 받았어요. ‘타다’는 승차 공유 서비스지만, 11인승 차량 콜택시라 해도 무방합니다. 차 문을 열 필요도, 기사님과 쓸데없는 대화를 할 이유도, 계산하는 번거로움도 없습니다. 문 열리면 타고, 도착하면 내리면 됩니다. ‘배달의 민족’은 저희 어머니를 기쁘게 해 줬습니다. 덕지덕지 전단지로 더러웠던 냉장고의 외관을 깨끗하게 해주기도 했죠. ‘쿠팡’은 적자지만 (손정의 회장이 어쨋든) 고객 입장에서 계속해서 서비스를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로켓 배송을 비롯해 너무 편해요. 무선 이어폰이 나오면서 제 운동도 한 층 더 편해졌습니다. ‘업비트’와 ‘코인원’ 앱 덕분에 어디에서든 암호화폐 시세를 편하게 확인할 수 있죠. ‘삼성 블록체인 월렛’ 덕분에 안전하고 쉽게 암호화폐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블록체인 ‘Dapp(댑)’들은 보다 편한 결제와 안전성으로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전 맥북과 갤럭시 S10을 사용하는데요, 그래서 ‘쉬리’와 ‘빅스비’를 동시에 사용합니다. 두 분 덕분에 편리한 삶을 경험하고 있죠. ‘네이버 페이’도 아주 편합니다. 한번 등록하면 여러 군데에서 결제가 쉬워지죠. 네이버 하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저는 ‘네이버 지도’랑 ‘밴드’입니다. 없으면 안 되는 필수 앱입니다. 사용자 경험하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끝이 없을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하죠.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쳐 ‘좋은 사용자 경험’이 무엇인지 제 삶에서 주관적으로 정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인터랙션 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좋은 경험.”, “다른 것을 선택하지 못하게 만드는, 긍정적이고 편한 사용 혹은 소비의 경험.”, “팬덤 또는 습관을 만드는 경험.”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정의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갈 겁니다. 지금도 새로운 것들을 계속 경험하니까요. 저도 UX 디자이너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정말 끝도 없습니다. 웨어러블 기기, 보이스(Voice), 사물인터넷, VR 등 새로운 것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입니다. 

UX의 간략한 역사


사용자 경험 없이는 이제 못 살 세상 같습니다. 과거에는 어땠을까요? 사용자 경험이 존재했을까요? 네, 오래되었습니다. 구석기시대(약 200만 년 ~ 1만 년 전)의 뗀석기부터 시작해 BC 5세기 고대 그리스 시대의 응용 인간공학에서부터 19~20세기 과학적 경영 관리법인 테일러리즘(Human Tool Interaction), AlunTuring의 계산 이론, 1948년 도요타의 생산 시스템(TPS), 1970년대 XeroX Parc R&D와 IBM의 1981년 퍼스널 컴퓨터, 1984년 애플의 Macintosh, 1987년 Windows 1.0, 2007년 아이폰과 제가 직접 들은 HP의 신제품 발표회에 이르기까지 사용자 경험은 그 정의만 모호했지 인간의 역사와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절대 뗄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기술은 우리 생활과 너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UX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 생활수준은 점점 더 편해지겠죠. PC와 모바일에 제한되지 않을 겁니다. 웨어러블, 보이스, 사물, VR 등 더 나은 기술이 우리를 맞이할 겁니다.

이제 새로운 2020년대를 맞이합니다. 저출산과 경제 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한국을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한 번 더 도약할 겁니다. 그리고 이 도약의 주도적인 발판 중 하나가 UX가 되길 바랍니다. 정부부터 UX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산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나아가 선도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UX 업계는 물론 국내 IT산업 전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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