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유
저는 친미주의자입니다. 뉴욕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서 그런 가봐요. 그렇지만 미국이 모든 나라가 가야 할 표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미국도 문제가 많습니다. 인종차별도 그렇지만, 세금도 너무 높고, 물가도 비싸고, 의료혜택도 한국만큼 좋지도 않습니다. 미국이 달러를 마구 찍어낸 덕분에 우리나라의 물가도 널을 뛰었죠.
좋든 싫든 우리나라도 다양한 국적을 지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나라가 될 거라고 저는 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이민자가 증가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저는 미국이 지닌 가치들을 받아들이면 훨씬 좋은 나라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미국은 온갖 인종의 용광로이자 실험실이니까요.
여하튼, 카멜라가 될 것 같은 이유를 또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2. 자유
미국은 자유를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특히 자유롭게 말할 권리랄까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없죠. 우리는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전에 눈치를 봐야 하니까요. 조금이라도 사회적 인식이나 규범에 어긋나는 말을 했다가는 매장당하기 십상입니다. 네, 매장당합니다.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OK. That is what you think." (그렇게 생각하나 보네.)
저는 한 때 마블 영화 광팬이었습니다. 엔드게임으로 마블이 엔드 되기는 했습니다만 그전 영화들은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가 가장 재밌게 본 시리즈물 중 하나는 "시빌 워"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각자 편먹고 싸우는 얘기입니다.
둘은 입장 차이가 있었습니다. 아이이언맨은 슈퍼파워를 가진 초인들이 스스로 힘을 통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 기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고요. 캡틴 아메리카는 자신의 힘을 통제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는 거지 정부 기관이 통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어요.
사실, 이 둘은 "시빌워" 전작 (어벤저스 울트론 편)에서 슈퍼파워를 지닌 초인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등)때문에 코소보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걸 경험했죠. 물론 초인들 스스로가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초인들이 울트론이라는 인류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벌인 전쟁 때문에 사람들이 역설적으로 피해를 보았거든요.
아이언맨은 따라서 정부에 초인들의 명부를 등록하고 초인들이 정부의 지침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주장을 한 거죠. 반면, 캡틴 아메리카는 개인의 자유라는 가치가 정부의 통제보다 중요하다고 보았어요. 스스로의 힘은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 거죠.
사실 미국의 오래된 문제인 총기 규제 문제가 그렇습니다. 영화 "시빌 워"와 맞닿아 있는 거죠. 미국은 수정헌법 2조에 의해서 개인이 집총 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이해가 안 될 수 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영국의 지배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개인이 총을 들고 싸웠기에 그렇습니다. 물론 지금은 영국 식민 지배를 벗어난 지 200년 이상이 되어 헌법이 적절한 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 가 보시면 알겠지만 대도시라고 말할 수 있는 곳들을 제외하고는 그냥 시골입니다. 숲이 우거진 곳도 많고요. 끝없는 평야가 펼쳐진 곳도 많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경찰이 수분 내에 상주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정부 권력에 보안을 기대하기 어려운 곳이 많습니다.
더더군다나 정부가 자신을 통제하는 것을 죽기보다 더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그래서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증"이 없습니다. social security number라는 게 있긴 한데 그건 주민등록이 아니고요. 단지 세금을 내고 훗날 연금을 받기 위해서 등록해 둔 겁니다. 캡틴 아메리카가 기를 쓰고 반대한 초인 등록법이 같은 맥락입니다.
물론 미국 민주당 같은 경우 총기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총기 규제를 하더라도 총기 사용을 금해야 하며 헌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총기를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의 정신 감정이라든지, 총기를 등록을 한다든지 하는 세부 사항을 마련해서 좀 더 안전한 총기 사용 문화를 만들자는 거죠. 아이언맨의 주장과 같습니다.
반면 공화당은 왜 정부에서 그런 걸 규제하느냐 개인을 통제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맞받아 치죠. 집총은 개인의 권리이자 개인이 스스로 선택할 문제이며 그 책임은 스스로 지는 거라고 주장합니다. 네, 캡틴 아메리카의 주장과 같죠.
카멜라의 연설의 포인트 중에 하나가 자유였습니다. 자유롭게 생각할 권리, 말할 권리, 행동을 선택할 권리 (낙태권을 포함하여)를 말하더라고요. 그러나 연설은 집총할 권리와 자유를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학교에 안전하게 등교할 자유와 권리를 말하더라고요.
여하튼 카멜라의 연설은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유라는 가치에 부합하더라고요. 그 세부사항에서는 다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미국의 근본적인 가치 자유에 대해서 얘기했다는 사실에 많은 점수를 주더군요.
그래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카멜라가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