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더욱 감사한 순간
고장
로드바이크로 여행을 다니면서 1년쯤 험악하게 타다 보니 크랭크가 휘었고, 휜 걸 수리를 해야 하는데 대충 타지 뭐 하면서 그냥 타다가 크랭크의 5개의 고정나사 중 3개가 빠지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어쩔 수 없이 임시방편으로 케이블 타이를 묶어서 탔다. 근데 이건 도중에 투두둑 끊어지면 이승탈출일 것 같다는 두려움에 볼트 있는 샵들을 겨우겨우 수소문해서 비슷한 볼트를 구했고, 조여서 탔다. 그러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뒷드 앞드 비비 크랭크축 가릴 것 없이 상태가 좋지 않았고, 페달질 할 때마다 철 부러지는 직전의 소리까지 나는 상황이었다.
아빠
그런데 화상병원에서 퇴원할 때 즈음에 부모님이 부산까지 내려오셨고, 아빠가 자전거 상태를 보시더니 이걸 어떻게 타고 다니냐고, 이러다 사람 죽는다고 안전하게 다니라고 하시며 MTB 자전거를 사주고 가셨다.
"아들아, 이왕 다니는 거 열심히, 건강하게 잘 다녀와. 열심히 응원할게."
그렇게 로드바이크를 그대로 토사구팽 해버리고 MTB를 타기 시작했다.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부모님 차량과 점점 멀어지는데, 날 믿어주고 밀어주시는 부모님 마음에 순간 울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