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운,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 / 한밤에 두고 온 것
이 글을 다 읽고 난 후에 읽으면서 밑줄을 그었던 문장을 쭉 정리하다 보니 마지막 문장의 무게가 좀 더 깊이 와닿았다.
2023년 현재에도 여전히 성소수자의 삶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두 정치인이 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해 ‘동성애를 찬성할 수 없다’, ‘성소수자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성다수자의 권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라는 발언을 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더 많은 이들이 꾸준히 용기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3월 동성 간 부부도 혼인신고 신청이 가능하도록 가족관계등록 전산시스템이 변경된 이후 총 15건의 동성부부 혼인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한다. 물론 현행법상 수리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15쌍의 부부가 용기 있게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상처를 받으면서도 침묵을 선택했던 ‘나’ 또한 ‘숨거나 참거나 도망침으로써 결국 나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일 같은 건 더는 만들고 싶지 않다고도 생각’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너는 잘 알고 그 언니는 모르니까 네가 알려 주면 되잖아.’라는 유진의 말처럼, 잘 모르면 서로 알려주고 배워 가며 서로를 인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기의 일이 아니면 온전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우리는 존중과 배려를 할 수 있는 존재들이니까. 윤수희 감독처럼,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걸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언젠가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내일은 오늘이 되었다. (p.156)
오늘의 내일이 내일의 오늘이 되듯, 모두가 평범하고 평등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회가 될 날이, 언젠가는, 내일이 오늘이 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언제나 그랬듯이’ 올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