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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복덩맘 Jul 05. 2023

엄마가 된다는 것

엄마가 된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건지 몰랐다.

'무섭다'라는 단어는 막중한 책임감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나는 이제 막 7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다. 딱히 정기적으로 도와주는 이모님이 없는 나로서는 남편이 출근한 후에는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돌보아주는 것 모두 나의 몫이다.

여전히 새벽에 깨서 우는 아이로 인해 선잠을 자고 난 후 맞이하는 아침이 참 힘이 드는 순간들이 많다. 내 몸과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서 침대를 붙잡고 울고 있는 아이를 애써 모른 척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다시 이불을 붙잡고 눈을 감아버리면 저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목놓아 우는일 밖에는 없다. 아이가 울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코피가 쏟아질 지경이지만 무거운 몸과 눈꺼풀을 힘을 짜내어 일으키고 눈을 뜨고 아이를 안아 달래준다. 그렇게 아이를 달래며 나의 아침이 시작된다. 수유를 하고 기저귀를 갈고 놀이를 하고 낮잠을 재우고 목욕을 시키고 남는 시간에는 아이의 이유식을 만들고 아이의 침구와 장난감을 소독하고 집안살림을 하나하나 챙기는 일상을 반복하다 보면 잠시도 소파에 앉아 쉴 틈 없이 하루가 정신없이 흐른다. 사실 매일매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제는 오늘인지 어제인지 날짜감각마저 서서히 사라진다.  


아이가 없었던 신혼부부의 삶은 나의 시간에 맞추어 흘렀지만 이제는 아이의 잠텀과 수유텀이 나의 시간에 녹아들어 아이와 함께 흘러간다. 그렇게 나는 절대 예전의 삶의 시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엄마라는 삶의 시간 속에서 살게 되었다. 아이의 시간에 맞추어 사느라 1~2시간마다 잠을 설치며 수유를 하던 아이의 신생아시절은 생각만 해도 고개가 절레절레 저어진다. 그렇게 고비고비를 넘겨 어느새 아이가 집고 일어서는 7개월을 맞이한 감정은 참 오묘하다. 여전히 "오빠, 나 너무 힘들어. 오늘은 진짜 못하겠어."라고 출근해야 하는 남편을 붙잡고 하소연하는 체력도 정신력도 그다지 강하지 못한 철없는 아내이다. 그렇지만 피부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이를 위해 모유수유는 포기 못하며 아이의 음식알레르기로 인해 손수 재료를 골라 이유식을 만들며 우리 복덩이가 아프지 않고 내가 대신 아플 수 있다면 내가 아프면 좋겠다고 도하는 마음속 깊이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서서히 엄마가 되어가나 보다. 엄마가 된다는 건 아마도 내가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는 일인가 보다. 마음을 다해서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언제나 참 기쁜 일이기에 엄마가 된다는 건 마냥 힘들지가 않은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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