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이주일 전 우리는 아빠가 귀농하신 강원도 인제로 여름휴가를 갔다. 남편과 8개월 된 아들과 함께 엄마아빠의 얼굴도 보고 강원도의 맑은 공기도 쐴 참이었다. 그간 서울에서 습진과 아토피로 고생하던 8개월 된 아이는 짧은 3박 4일의 여름휴가동안 거친 피부가 눈에 띄게 치유되어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그렇게 보드라운 피부를 만져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짧았던 여름휴가가 가고 다시 서울에서 육아하는 불과 일주일 사이에 아이의 피부는 다시 거칠어졌다. 24시간 아이를 보는 나로서는 다시 점점 거칠어지는 피부를 보고 있자니 아이와 둘이서라도 다시 강원도에 가야겠다고 결심이 선다.
범퍼침대도, 이유식의자도, 아기용품하나 없는 강원도 인제의 작은 집에 내려가기 위해 차에 가득 무거운 캐리어와 짐을 실었다. 그렇게 서울에서 회사에 출퇴근해야 하는 남편과 인사를 하고 아빠가 귀농하신 강원도 인제로 아들과 함께 내려왔다. 그렇게 기러기 부부가 되었다. 앞으로 강원도 인제에 얼마나 오래 머물지, 얼마나 자주 서울과 인제를 오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