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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 Feb 22. 2024

하하하! 난 괜찮아요.

20240222


나는 작은 연두빛깔 섬을 지키는 강물이에요.

언제부터 커다란 차들이 와서 섬을 괴롭혀요.

날카로운 톱으로 나무를 베어가요.

사라진 건 나무만이 아니에요.

흙도 퍼가고 돌도 옮기며 섬을 마음대로 다뤄요.

섬은 아프다고 하루종일 메아리쳐요.

"그만해 그만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나는 메아리를 받아쳐요.

"그만해 그만해 그만해 그만해"

점점 소리가 퍼져도 사람들은 들리지 않나 봐요.

어느 날 이웃나라에서 데려온 잔디를 심어요.

섬이 다시 푸르러져서 다행이에요.

동물들도 풀어놓아요.

동물들의 발자국에 섬이 미소 짓네요.

오늘도 사람들이 많이 오네요.

작은 차를 타고 고불고불 길을 따라다녀요.

기다란 막대기를 휘두르면 작은 공이 섬을 때려요.

"풍덩"

하하하! 다행이에요.

이 아픈 건 너무 싫거든요.

하하하! 나는 괜찮아요.

이번에도 도와줘서 고마워 바람아.


ps. 코로나 이겨낸 연두빛깔아이야, 고마워. 엄마한테 옮겼어도 네가 웃으니 좋다. 사랑해.

인스타그램 @nousandmind 마음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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