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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 Feb 24. 2024

후멜로의 죽음은 생명입니다

20240224


"아냐, 오늘 저녁에 새들이 온데"

"준비를 해야겠네요."


바람을 통해 조만간 새들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후멜로에 분주함이 느껴집니다.

꿀벌들이 모아 온 죽은 씨앗 네 바구니

무당벌레들이 모아 온 마른 가지 일곱 바구니

개미들이 모아 온 썩은 뿌리 다섯 바구니

나비들이 모아 온 떨어진 잎사귀 열다섯 바구니

모두 서른한 개의 바구니가 준비됐습니다.

새들이 물고 갈 수 있게 주머니에 하나씩 담는 일은 나와 아냐의 입니다.


잠시 쉰 새들이 준비된 연두빛깔 주머니를 물고 또 먼 길을 갑니다.

마음 같아서는 오래 머물라고 하고 싶지만 가야 할 곳이 많이 늘어나서 서둘러야 한답니다.

힘찬 날갯짓을 바라보며 이제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입니다.

제발 세계 곳곳에 뿌려져서 우리 별을 정화시켜 주길 바랍니다.

후멜로의 죽음이 곳곳에 만연한 질병과 죽어감의 그림자를 씻어내고 생명으로 뿌리내리길 바랍니다.


오늘도 생명의 정원 후멜로에서 우리 별을 위해 죽음을 가꿉니다.


ps. 아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봤습니다.

https://youtu.be/k8JjyHfOMJ8?si=SpKAVblUO9eF9x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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