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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 Feb 25. 2024

달아 달아 둥근 달아 내 소원은!

20240225


"얘들아 일어나! 엄청 큰 달이 떴어!!"

"졸려. 아직 겨울 아니야?"

"달은 매일 뜨는 거잖아. 나가면 추워. 잘래."

"혹시 오늘 그날인 거야?"

"응! 사람들이 엄청 큰 불도 피우고 있어."

"얘들아! 일어나자! 그날이래."

"아! 일어나 나가자."

스윽 스윽 스윽 스윽

"와! 눈왔나봐. 온 세상이 하얘."

"나 눈 처음 봐."

"오랜만에 나가려니 춥다."

"그래도 오늘 달정기를 받아야 1년 건강하게 잘 보낸다잖아."

"그럼 뭐 해! 사람들한테 잡히면 뱀탕밖에 더 되나, 쳇!"

"그러니까 소원을 빌어야지."

"맞아 맞아. 작년에 황사아저씨가 귀찮다고 잠만 자다가 봄에 나오자마자 독수리가 채갔데."

"와! 하늘을 날은 거야?"

"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독수리 밥이 됐다는 거잖아."

"자자 조용히 하고 어서 꼬리 뭉치자!"

쓱 쓱 쓱 쓱

"얘들아 이제 하늘을 보고 소원을 빌자."

"와!! 달 봐봐! 너무 예쁘다."

"난 개구리 많이 잡아먹게 해달라고 빌어야지~"

"난 좀 하얘지고 싶어. 백사처럼."

"난 용이 될 거야!"

"네가 이무기냐?"

"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좀 조용히 해줄래. 소원은 속으로 비는 거야, 쉿."


ps. 2024년 정월대보름 소원 빌었나요? 제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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