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앨리스는 후다닥 뛰어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매번 따라가려 해도 숲으로 들어가 버려서 찾을 수가 없다. 도대체 앨리스는 어디로 가는 걸까?
헉헉. 아무도 따라오는 사람 없지?
휴~ 다행이다.
이 나무가 아닌가? 여기 어디쯤인데?
찾았다!
'보고 싶은 할머니.
어제 엄마랑 시내에 갔다가 들른 가겟방에서 화미한 닭인형을 봤어요. 그래서 할머니 생각이 나서 또 편지를 써요. 잘 지내시죠? 저는 밥도 잘 먹고 키도 더 컸어요. 이젠 할머니가 안아주기 힘들 만큼 컸을 걸요. 하늘에서 다 보고 계신 거죠? 할머니는 좋겠다. 나도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은데. 그래서 학교 끝나자마자 비밀상자를 열어보러 왔어요.
이 나비상자 속 할머니 사진이랑 내가 쓴 편지들은 우리만의 비밀이에요. 엄마는 아직도 할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울어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편지 쓰는 거 알리고 싶지 않아요. 엄마가 슬픈 건 싫거든요. 근데 할머니는 봐도 되니까 꼭 보러 오세요. 답장은 꿈에서 주세요."
ps. 힘들었던 그때, 나의 비밀 장소는 나만 알고 있는 비공개 블로그였다. 매일 새벽 사진과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