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Jia Sep 09. 2024

왕언니, 겁도 없이 미국으로 유학가다

내 생에 가장 용감했던 시기


나는 대학교 다닐 때 몇 년을 휴학하는 바람에 항상 대학 수업 들을 때 나랑 같은 학번인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았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같은 시기를 지나는 동기들과 함께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해야 내가 덜 힘든 것 같다. 꽃을 피우는 시기, 열매 맺는 시기는 물론 사람들마다 다 다르지만, 그 페이스가 남들과 많이 차이가 난다면 힘들어지는것은 사실인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은, 내 페이스는, 항상 내가 속하는 곳에서 좀 천천히 가는 사람이었다. 대학 시절도 그랬다. 그래서 항상 같은 수업을 듣는 동기들 사이에서내가 항상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나는 “왕언니”로 불렸다.


원했던 대학교에 들어가지 못했던 나는, 점점 대학 생활에 흥미를 잃어갔고 결국 미국 유학의 길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었는데 그 때는 내가 원한 학교에 못 들어간 것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고, 미국 유학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소위 말해 대학교 편입을 미국으로 한 것이었다. 미국 대학 편입 준비도 생각보다 준비할 서류도 많고, 학교와 컨택할 일도 많았다. 학교 컨택은 유학원의 도움을 받아 최종후보 3개 중에서 1곳을 결정했다. 앞으로 고생문이 열린 줄도 모르고, 나는 겁도 없이, 그것도 홀홀단신, 어학연수 경험도 한 번도 없는 내가, 혼자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는 과정을 밟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야말로 외국 여행도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내가, 영어로 수업을 듣고, 모든 일을 영어로 해야 하는 미국으로 가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맨 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 지나고 보니 그 때였어서, 아무것도 모른 채 혼자 미국으로 떠났던 그 용감함과 무모함이 있던 그 때의 나라서, 그게 가능했던 것 같다. 지금 외국으로 여행이나 공부하러 떠나라고 한다면, 그 때보다 지금은 생각과 고민도 많고, 그 때처럼 망설임 없이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