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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lja Jul 02. 2021

작은 아씨들 - 그 뒷 이야기 5

작은 신사들 (by 루이자 메이 올콧)

  잭 포드는 민첩하고 좀 교활한 사내아이였다. 플럼필드 학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이 학교에 보내졌다. 사람들은 잭을 영리하다고 생각했지만, 바에르 교수는 그가 쓰는 양키 말투를 싫어했다. 잭이 아이답지 않게 매섭고 돈을 밝히는 모습을 보면 돌리가 말을 더듬거나 딕의 등이 굽은 모습만큼이나 불운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네드 바커는 보통 열네 살 또래 아이들과 같았다. 키가 멀쑥하니 크고 실수도 잦고 소리를 질러댔다. 가족은 모든 일에 서툰 그를 ‘나팔총’이라고 불렀고 그가 의자에 걸려 넘어지거나 탁자에 부딪히거나 근처에 있는 작은 물건들을 때려 부술까 봐 마음을 졸였다. 네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자랑했지만, 능력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용감하지도 않았고 남의 비밀을 퍼뜨리는 일에 열중했다. 걸핏하면 어린아이들을 못살게 굴면서도 큰아이들에게는 알랑거렸다. 나쁜 아이는 아니지만 잘못된 길로 쉽게 빠질 수 있는 아이였다.

  ‘스터피’라는 별명을 지닌 조지 콜은 응석을 다 받아주는 엄마 밑에서 자라 버릇이 없었다. 사탕을 많이 먹는데도 엄마가 내버려 두는 바람에 결국 병이 났다. 엄마는 또 그가 너무 허약해서 공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엄마 탓에 스터피는 열두 살인데도 창백하고 부어있고 둔하고 안달을 부리고 게을렀다. 엄마의 친구가 그녀를 설득하여 스터피를 플럼필드에 보냈다. 플럼필드에서는 사탕을 먹지 못했으며 운동을 많이 해야 했고 공부에도 흥미가 생겼다. 스터피는 금방 적응했다. 마침내 점점 나아지는 스터피를 보며 그를 걱정하던 엄마도 꽤 놀라워했다. 스터피의 엄마는 플럼필드의 교육에 특별한 뭔가가 정말로 있다고 확신했다. 

  빌리 워드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순수’라고 돌려서 말하는 소년이었다. 열세 살인데도 여섯 살 아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범상치 않게 똑똑한 아이였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를 너무 급하게 몰아붙였다. 하루에 여섯 시간 동안 책을 읽게 하면서 온갖 어려운 학문을 시켰다. 푸아그라를 만들려고 스트라스버그 거위의 목구멍으로 억지로 먹이를 쑤셔 넣듯 그에게 지식을 쑤셔 넣고 흡수하길 바랐다. 빌리의 아버지는 자식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들을 거의 죽일 뻔했다. 불쌍한 아이는 열병으로 간신히 공부를 쉴 수 있었고 회복했을 때는 혹사당하던 뇌가 멈춰버렸다. 그 후 빌리의 정신은 스펀지로 지우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석판 같았다. 

  그 일은 빌리의 야망 넘치는 아버지에게 끔찍한 교훈이었다. 빌리의 아버지는 허약한 바보로 바뀐 자신의 유망한 아들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도움이 될 거라고는 거의 믿지 않았지만 친절하게 보살피리라는 확신으로 아들을 플럼필드로 보냈다. 빌리는 무척 유순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다. 자신에게 너무 큰 후유증을 남기고 사라져버린 지식을 희미하게나마 손으로 더듬거리며 찾으려는 듯 열심히 배우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보기에 안타까웠다. 빌리는 매일같이 알파벳을 꼼꼼히 읽었다. 자랑스럽게 A와 B를 읽고 자신이 알파벳 두 개를 알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그것들은 사라졌고 했던 공부를 다시 반복했다. 바에르 교수는 희망이 없는 공부가 분명한데도 끊임없이 인내하며 그를 계속 독려했다. 책으로 공부시키지 않았다. 어두운 빌리의 마음에서 옅은 안개가 사라지도록 천천히 이끌었다. 빌리가 덜 부담스러워하고 덜 고통스러워할 만큼의 지식만 가르쳤다. 

  조는 빌리의 몸이 튼튼해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주었다. 다른 소년들도 빌리를 안타깝게 여기고 친절하게 대했다. 빌리는 소년들의 활동적인 놀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 몇 시간씩 앉아서 비둘기를 바라보거나 테드가 만족할 때까지 땅에 구멍을 파주기도 했다. 아니면 사일러스 아저씨를 여기저기 따라다니며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착한 사일러스 아저씨는 빌리에게 잘 대해주었다. 빌리는 비록 낱말은 잊어버렸지만, 그 친절한 얼굴은 기억했다. 

  토미 뱅스은 학교 최고의 말썽꾸러기였다. 지금까지 평생 이런 말썽꾸러기는 없었을 것이다. 원숭이처럼 온갖 말썽을 일으키지만, 마음이 착해서 사람들은 그의 장난을 용서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머리가 산만하여 약속은 바람처럼 그를 스쳐 지나갔다. 자신이 한 악행을 뉘우치면서 새사람이 되겠다고 엄청나게 맹세를 하거나 각종 이상 망측한 벌을 받겠다고 스스로 제안할 때면 냉정해지기가 힘들었다. 바에르 부부는 온갖 사고를 대비하면서 살았다. 토미는 목이 부러지거나 화약을 터뜨려 온 가족을 놀라게 하는 등 갖가지 말썽을 일으켰다.

험멜 아주머니는 토미를 위해 특수용도의 밴드, 깁스, 연고를 전용 서랍에 넣어두었다. 토미가 항상 거의 반쯤 죽어서 실려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미는 늘 무사했고 몸이 나아지면 몇 곱절 세진 혈기로 왕성하게 장난을 쳤다. 

  처음 온 날, 토미는 자신의 손가락 끝부분을 작두에 베였다. 주중에는 경사진 지붕에서 떨어졌고 병아리를 살펴보려고 들고 도망가다 화가 나서 그를 쪼려는 암탉에게 쫓겼다. 훔친 파이 반 조각을 들고 크림 팬에서 크림을 몰래 떠먹다가 에이지아에게 잡혀 거세게 뺨을 얻어맞았다. 하지만 그런 실수나 무시에도 의연하게, 이 불굴의 청년은 온갖 장난을 치면서 계속해서 즐거워했고 마침내 모두가 불안해했다. 토미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모르면 항상 기발한 변명을 둘러댔다. 보통은 책을 영리하게 잘 읽어서 정답을 모를 때도 아주 똑똑하게 답을 유추했다. 토미는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갔다. 하지만 학교 밖에서는 얼마나 말썽이었는지!

  그는 뚱뚱한 에이지아를 그녀의 옷끈으로 기둥에 묶어 놓고 바쁜 월요일 아침에 삼십 분 동안이나 그대로 놔둬 에이지아가 씩씩대며 화를 낸 적이 있다. 하루는 착한 하녀 메리가 저녁을 차리려고 식탁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토미는 메리 앤의 등에 뜨거운 동전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가엾은 소녀는 수프를 쏟고 당황해서 식당 밖으로 뛰어나갔다. 식당에 남은 가족들은 그녀가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물이 담긴 들통 손잡이를 리본으로 묶어 나무 위에 매달았다. 데이지가 그 색 리본이 마음에 들어 아래로 잡아당겼다가 물세례를 받고 깨끗한 드레스를 더럽히는 바람에 여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토미의 할머니가 차를 마시러 왔을 때는 설탕 그릇에 거칠고 하얀 자갈을 넣었다. 가엾은 노인은 컵 안에 설탕이 왜 안 녹는지 의아해하면서도 예의를 지키느라 물어볼 수 없었다. 교회 주위에서 코담배를 피우며 돌아다니는 통에 소년 다섯 명이 재채기를 심하게 해서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겨울에는 길을 파서 거기에 몰래 물을 뿌려 사람들이 나동그라졌다. 가엾은 사일러스의 커다란 부츠를 눈에 잘 띄는 장소에 걸어두어서 그를 거의 미치도록 화나게 했다. 사일러스는 엄청나게 큰 자신의 발을 무척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 어린 돌리에게 흔들거리는 이빨 중 하나를 실로 묶도록 설득했다. 그러고는 돌리가 자는 사이에 실을 잡아당겨 이를 뺄 수 있도록 잠을 잘 때도 실을 걸어두게 하였다. 하지만 첫 작전 실행에서 이는 빠지지 않았고 불쌍한 돌리는 엄청난 고통으로 눈을 떴다. 그때 이후로 돌리는 토미의 말을 절대로 믿지 않았다. 토미는 하다 하다 암탉들에게 술에 흠뻑 적신 빵을 주기도 했다. 암탉들은 술에 취했고 다른 닭들과 오리들을 흥분하게 했다. 나이 많고 점잖은 암탉들은 술에 취해 넋두리하듯 비틀거리고 쪼아 대고 꼬꼬댁거렸다. 가족들은 암탉들의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껄껄거리며 웃었다. 결국, 데이지가 불쌍히 여겨 암탉들을 닭장에 가두고 취기를 잠재웠다.

  이 열두 명의 소년들은 더없이 행복하게 지냈다. 그들은 올바른 방법으로 공부하고 놀고 일하고 옥신각신하고 실수와 맞서 싸우기도 하면서 선행을 배웠다. 다른 학교의 소년들은 아마 책을 읽으며 더 많이 배울 것이다. 그러나 훌륭한 남자가 되는 방법을 배우는 데는 지혜로운 것이 더 낫다. 바에르 교수는 라틴어, 그리스어, 수학도 모두 좋지만 자기인식, 자립, 자제력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신중하게 소년들을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은 태도와 도덕에 있어 소년들의 놀라운 발전을 인정하면서도 가끔 바에르 교수의 생각에 고개를 저었다. 하긴 조가 네트에게 말했듯이 ‘이상한 학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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