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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팬의 숲 Aug 20. 2023

좌충우돌, 신혼집 구하기(1)

-전세로 시작하자, 현명하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은 집값이 계속해서 떨어지던 시기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집을 사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세는 부족했고, 전세가격은 주택 가격에 근접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집을 사기 두려워했습니다.


저희 부부도 평범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집을 사기보다는 안전하게 전세로 신혼살림을 꾸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양가 부모님도 하나 같이 말씀하셨죠.


 "돈도 충분하지 않은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은 좋지 않다. 지금 뉴스를 보면 앞으로도 집 값이 떨어진다고 하니까, 전세로 시작해 봐"라고요.


대출은 빨리 갚아버려야 하는 '나쁜 것'이라는 부모님과 저희 부부의 가치관 또한 첫 신혼집을 전세로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대출을 받아 '자가'를 처음부터 마련하는 것은 꽤나 두려웠으니까요.


그래서 네이버 부동산을 켜고 열심히 아파트의 전세 가격을 비교했습니다. 결혼식이 5월 말이었는데 4월 초까지도 들어가 살 집의 계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다급했습니다. 회사가 4호선의 어느 역 근처였기 때문에, 4호선 라인을 중심으로 치밀하게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직장이 서울의 중심에서 '갑 오브 갑'의 위치였으므로, 북쪽으로 쭉 올라가거나 남쪽으로 많이 내려와야 저희 부부가 가진 자금으로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둘이 알뜰하게 모은다고 간신히 모은 자금은 2014년 4월 기준, 4천만 원이 전부였던 다소 암울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기, 우리의 레이더망에 들어온 지역은 '경기도의 안양시, 의왕시, 군포시' 정도였습니다. 저와 아내 모두 아파트에서의 생활을 꿈꿨기 때문에 서울로의 진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때 서울에서 전세로 시작하려면, 저희가 가진 자금으로는 빌라나 투룸 오피스텔 정도밖에 얻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기도쯤으로 많이 양보해 내려오면, 오래된 아파트지만 나름 쾌적한 집을 고를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그것도 전세자금대출을 많이 받아야 가능한 선택지였지요.


결혼을 준비하기 전에 돈을 더 모아두지 못한 것에 처음으로 화가 나던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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