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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지 유 Nov 22. 2023

산책의 시

먼나무


먼나무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어

백일홍만큼 자신도

붉다는 걸 말이지


자기는 백일 넘게 붉다고

심지어 한 겨울 하얀 눈밭에서

자기 혼자 붉다고


꼬지꼬지 꿰매어도

아물지 않던 상처는

겨울비와 호랑지빠귀가 씻어줬다고 했지


먼나무가 말했어

너도, 그럴 거라고


우리 함께 티라노사우스의

눈물을 먹고 컸으니까


붉은 노을 아래, 매일

부르트게 입맞췄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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