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취미에 대한 유감>
키보드는 촉감을 즐기는 취미인 한편으로, 개인이 비교적 많은 수집이 가능한 취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종된 키보드는 거래가 한정되어 있고, 공제 키보드는 제작한 만큼 수량이 제한적입니다.
그러한 특수성은 과다한 자기만족과 자랑을 유도하도, 가끔은 오해와 다툼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고작 키보드지만 의외로 고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체리의 MX 스위치는 동일한 스위치를 사용한 다양한 키보드가 존재하고
색상별로 갈색축은 갈색축, 청색축은 청색축, 흑색축은 흑색축, 백색축은 백색축의 기본 키감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베이스는 체리 MX 스위치이기 때문에, 컨디션과 생산시기만 동일하다면 비슷한 키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발생하는 문제는 이렇습니다.
"나한테 있는건 구형 스위치"
"너한테 있는건 중고 스위치"
매번 키보드 커뮤니티에서 언급하고 있지만, 중고와 구형을 다르게 표현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중고는 어디까지나 사용했던 스위치를 의미하고, 구형 스위치는 20~30년전에 생산되었던 스위치를 의미합니다.
새것과 중고는 상태를 의미하며, 구형과 신형은 생산시기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용한 중고를 조금이나마 더 값지게 팔기위해서
사용감 있는 중고 스위치라는 말 대신에, 구형이라는 부분을 언급합니다.
이것이 중고장터를 혼탁하게 하는 특징입니다.
특히나 문제되는 것은
구입자가 잘 모르고 구입했던 스위치에서 키감이 마음에 안들거나, 이후에 내구성 문제로 접점불량이 나면...?!
그때부터 구형스위치는 개인이 사용했던 중고스위치라며 피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중고판매 하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습니다.
설명을 팔지 말고, 상태를 팔아주세요!
인증된 체리 구형 스위치를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산시기가 A에 가까운 서독산 체리 MX 키보드를 구하는게 보편화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NIB나 신품, 그에 가까워 보이는 신동품과 박스품처럼 깨끗한 중고를 먼저 우선순위로 정하고 해외사이트에서 경매입찰를 합니다.
NIB는 말 그대로 신품이며 미개봉품이고, 깨끗한 중고는 별다른 손상 없이 보존이 잘 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신동품은 개봉되고 사용도 했으나, 새것에 가까워 보이는 제품입니다.
문제는 수십년이 넘은 물건들이라, 상태 좋은건 거의 없다는 겁니다.
구하게 되더라도 운좋게 처음 구한 사람이 나중에 지인을 통해서만 우선거래를 합니다.
자신만의 친분력을 통해서 좋은 물건을 구했다면, 그냥 자기 혼자만 잘 쓰면 되는 것인데
다른분들의 좋은 키보드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껀 구형이라 뭔가 다르네요" 라던가
"이번에 지인한테 어렵게 구한건, 구형이라서 역시 너무 좋네요" 라며, 자랑과 만족에 빠집니다.
이후에 추가로 키보드를 구하면, 그것도 좋다고 합니다.
미래에 자기 키보드를 판매할 기회가 생길 수 있어서, 절대 나쁘다고 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회원은 좋은 키보드만 있는 것으로 소문이 나고, 중고판매가 매우 활발합니다.
그래서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좋다면, 평생 소장해주세요!
중고 장터에 자주 돌아다니는 키보드, 그리고 판매자의 판매목록과 연락처, 인간관계 등을 유심히 살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나서 커뮤니티의 게시물을 보면,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 다시금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유난히 희귀 키보드나 공제 키보드들은 사용기가 적습니다.
이제는 사용기보다 사진 자랑하는게 더 의미를 부여하는 시대라서 그런지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