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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습히 Mar 25. 2017

기계식 키보드와 멤브레인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기계식 키보드와 멤브레인 키보드, 정전용량무접점>

키보드를 하다보면, 자주 혼동하는 것이 있습니다.

스프링을 대체하는 러버돔, 기판을 대체하는 멤브레인

그리고 접점방식과 인식되는 입력방식에서 오는 혼용입니다.

이번 글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려고 합니다.




# 멤브레인 (Membrane keyboard)

기계식에 처음 입문한 사용자들이 쉽게 혐오하거나, 비하하는 방식이 바로 멤브레인 입니다.

기존에 사용했던 싸구려 멤브레인에서 대부분 문제를 느껴왔었기에, 모든 멤브레인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멤브레인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키보드에서 멤브레인은, 기판 대신에 저렴하게 대체할수 있는 유일한 방식입니다.

패턴이 그려진 얇은 막이 눌리며 인식되기 때문에, 기판에 비해서 얇고 가볍게도 제작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기판의 평면적인 형태에서 벗어난, 곡면적인 디자인이 가능한 장점도 있습니다.

금속접점을 사용하는 기계식에 비해서, 입력 신뢰도가 떨어진다고도 평가되지만

설계수준이 높은 제품이라면, 크게 문제는 없는 편입니다.

(예: 수십년 사용해도 멀쩡한 버클링, 체리 MY방식 등)


때문에 저가의 보급형은 구입가격에 비례하면 설계수명만큼 사용하고 있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멤브레인은 바닥에 겹쳐진 시트가 눌리면서 인식되는 특징으로, 깊게 누르는 버릇이 자연스레 생깁니다.


이 부분은 다음에 설명하는 러버돔과의 조합으로 더 큰 문제를 만듭니다.



# 러버돔 (Rubber dome keyboard)

각 키마다 독립적인 스위치를 사용하는 기계식보다 일체형 고무 시트가 만들어지면서 공정이 단순해졌습니다.

이 부분은 100여개의 기계식 스위치를 이식하는 단가보다 매우 저렴하게 키보드를 만들수 있었으며, 금속스프링을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발견이었습니다.


러버돔 키보드는 탄소접점과 기판, 정전용량방식에서 주로 사용할때만해도 그럭저럭 괜찮았으나

제작단가를 이유로 싸구려 고무나 퀄리티가 낮은 멤브레인을 만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키보드의 가격은 매우 저렴해졌지만, 저렴한 공정은 추가적인 단가절감을 불러왔으며

탄성이 덜하거나 손에서 저항감을 느껴지는 고무와 실리콘이 사용되면서, 입력 및 접점 내구성과 함께 키감도 추락했습니다.


물론 러버돔 키보드도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가 계속되긴 했습니다.

현재의 러버돔+멤브레인 키보드의 기술력은 최고수준의 설계까지 오긴 했습니다만

단가 절감을 이유로, 높은 수준의 키보드가 없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LED가 내장된 키보드가 유행되면서, 최근에는 안보이는 부분의 단가절감이 심각하고

반대로 필요 이상의 가격으로 측정되어 판매되기도 합니다.


멤브레인과 러버돔 방식을 따로 구분해서 본다던가, 괜찮은 수준의 설계와 원재료를 사용했다면 의외로 괜찮습니다.

보통 등급의 멤브레인 시트가 100만회 수준의 내구성을 가졌다지만, 실제로는 수년넘게 멀쩡한 키보드가 존재함으로

높은 등급의 설계에 따라서는 500~1000만회에 가까운 내구성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산 유사 기계식 스위치의 내구성 문제가 쉽게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편입니다.

문제는 방식상 바닥까지 꾹꾹 눌러줌으로 인해서, 멤브레인에서 사용되는 러버돔은 피로도가 쉽게 증가합니다.


기본적으로 토프레나 키트로닉, BTC, NMB에서 사용하는 고무는 내구성을 위한 표면처리까지 되어있는 상태라서

러버돔의 경화가 적고, 메인 키보드로 사용한다면 수년간 사용해도 경화 문제는 없지만

최하 몇천원에서 유통가격이 올라가는 보급형 키보드에서는 러버돔 문제가 꽤 심각합니다.



#러버돔=멤브레인? 멤브레인=러버돔?

공정이 단순한 러버돔과 저렴하게 제작이 가능한 멤브레인 키보드가 많아서 그렇게 느껴질수도 있으나,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버클링과 흑연판을 적용한 정전용량무접점 방식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교적 쉽게 접하는 토프레 정전용량무접점을 이유로, 정전용량=러버돔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버클링 방식중에서도 IBM PC 5150 키보드처럼 흑연판을 사용한 정전용량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공개된 F62와 F77도 버클링 방식의 정전용량 키보드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를 하면 모델엠 이후로 버클링 방식은 멤브레인입니다.

84년 후기~85년부터 시작된 모델M은, 모델F에서 사용하던 버클링 방식을 유지하였지만

n-key rollover가 지원되는 정전용량 대신에, 일반적인 멤브레인으로 대체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핑 신뢰성이 뛰어나서, 현재도 80년대에 출시된 중고 모델엠을 지금도 실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체리의 G81, MY키보드도 마찬가지로 멤브레인입니다.

러버돔이 들어가지 않았고, 기계식 스위치처럼 각 키마다 코일 스프링과 판스프링이 내장되었지만? 기본적인 인식과 입력은 멤브레인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기계식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전용량은 멤브레인인가?

매우 잘못된 정보중 하나는, 러버돔을 이유로 멤브레인으로 분류한다는 점입니다.

멤브레인은 시트가 눌려야 입력되지만, 정전용량무접점은 접점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실제로 멤브레인 시트도 존재하지 않으며, 축전량 감지 기능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인식이 축전량에 따른 입력이기 때문에,

바닥까지 누를 필요가 없고 접점에 따른 에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금속접점을 사용하는 기계식보다도 입력오류가 거의 없다는 부분이 큰 강점입니다.


기계식의 장점을 칭찬하고, 정전용량 키보드를 비판하고 싶다면
러버돔이라는 공통된 부분을 비판해야 하며
멤브레인이라며 언급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입니다.


토프레의 정전용량무접점은 러버돔과 함께 축전량을 담당하는 전극스프링이 키감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키트로닉이나 BTC의 알루미늄 박막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BTC의 경우에는 멤브레인과 정전용량의 차이없이, 러버돔이나 코일스프링 구성이 모델마다 다른 편입니다.



#플런저와 팬터그래프 키보드

(Plunger keyboard, Pantograph keyboard)

최근에는 키캡에서 슬라이더 역할을 하는 실린더를 제거하고, 러버돔 방식의 멤브레인 키보드에 도각임을 위해서 플런저를 삽입합니다.

플런저를 이용하여 각 키마다 따로 실린더식 구조물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조금은 키감 상승도 있습니다.

반 기계식이라는 표현은 마케팅적인 표현이므로, 과거에는 플랜저 방식을 따로 강조하지 않았던 멤브레인 키보드도 많았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팬터그래프도 대표적인 멤브레인 키보드입니다.

키보드를 가능한 얇게 구현하기 위해서 X자 모양의 구조물과 얇은 키캡, 작은 러버돔의 구성으로 지금까지 노트북 제조사에서 사용됩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랩탑 컴퓨터에서 자주 적용되기도 하고, 저음성이나 짧은 스트로크로 인한 특징은 멤브레인이였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즐겨쓰는 기계식 만큼, 좋아하는 다른 키보드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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