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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범 May 17. 2019

베트남에 첫 비가 오는 날

베트남 시골에서

오늘 내가 머무는 지역인 베트남 남부 지역에  첫 비가 내렸다. 베트남에서의 첫 비의 의미는 반가움이고, 기다림이다. 많은 사람들이 첫 비를 보며 즐거워한다. 농민들도 건기 동안 타들어 가던 농지에 단비가 내리니 얼마나 반갑겠는가. 그리고 비가 그치면 대기의 먼지는 비로 씻긴 듯 청명해 보인다. 그런데 첫 비가 오는 날 교통은 그야말로 대 혼잡이다. 도로 곳곳은 침수되어 있고, 차와 오토바이가 도로에 오도 가도 못하고 멈춰서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짜증을 내는 사람, 교통질서는 어느새 어디론가 가버리고 복잡하기만 하다. 첫 비의 반가움과 기다림 과 함께 교통 지옥의 시작을 알리는 첫 비다. 첫 비는 반갑다. 그리고 도로 곳곳은 쓰레기로 또한 몸살을 앓을 것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모두가 교통질서를 더 잘 지켜야 한다. 



왜냐하면 서로 양보하는 마음을 가져야 조금이라도 출. 퇴근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고 위험도 낮추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여기저기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전년도인 2018년에 베트남에서 1일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우기철에는 200명을 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만큼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많다. 도로 파손으로 인해 비가 오면 오토바이들이 차량이 다니는 차선을 오가며 운행하다 보니 많은 사고가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베트남 사람들의 운전 습관도 한몫한다. 운행 습관이 양보보다는 자기 위주의 운행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기를 알리는 첫 비가 내리면 대도시에 거주하는 운전자들은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도로에 배수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차량 공유 업체인 그랩의 요금이 택시비보다 비싸지는 현상까지 발생한다. 그만큼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차를 소유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도로가 복잡해지고 교통 통제를 해야 할 경찰은 비가 온다는 이유로 밖에 나오지 않고 오토바이는 좁은 틈 사이로 이리저리 빠져나가려 하고, 그 때문에 차량은 움직이지 못하고 차선위반, 역주행의 역주행으로 인해 도로는 커다란 주차장을 만든다. 괴로운 출. 퇴근 시간이 된다. 

이에 비해 베트남의 농민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필요한 비를 반긴다. 4월에서 5월 사이에 시작되는 우기는 농민들에게 ‘단비’이다. 메말라 있던 땅에 비가 내려 농지에 작물을 심을 수 있고. 메콩델타 지역 삼각주에는 벼를 심기에 최적의 퇴적물이 쌓이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중부지역도 역시 커피와 과일 등 나무에 물을 충분히 줄 수 있는 시기라 모두들 반긴다. 하지만 요즘 기후변화로 인해 폭우가 쏟아지고 우기이지만 비가 제대로 내리지 않는 지역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 관리를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총리가 직접 나서서 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베트남은 세계 제1의 쌀 수출국이다. 기후 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나라 중에 하나라고 세계 기후 연맹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우기에 접어들면 어떤 사람은 반기는 마음으로, 어떤 사람은 괴로움으로 다가온다. 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양보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한 사람의 실수로 인해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나 혼자만 괜찮으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려 줄 수 있어야 한다. 베트남의 교통이 최악이라는 소리에서 벗어나려면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자세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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