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개소리를 내 입으로 말할 줄은..
헤어지고 3일 후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역시 쿨하게 보내주고 나니 성과가 있군(?) 이란 생각을 잠시나마 했다.)
술을 조금 마셨는지 술 때문에 잡고 있던 멘털이 무너졌는지 술김에 용기가 생겼는지 전화를 해왔다.
내용은 ‘보고 싶다’ 라고는 하지만 뭔가 거리를 두고 조심하고 있다는 느낌과 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여기서 내가 기어들어가면 더 도망갈 것 같아서 ‘잘 지내라’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끊은 이후에 몇 차례 더 전화가 왔고 집 앞으로 오겠다며 택시를 탔다는 메시지가 왔다.
나도 싫지 않았던지라 말리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서 팔을 벌리고 다가오는 그녀가 보였고 안아달라는 그녀를 안아주었다.
매번 싸우고 헤어질 때마다 반복되는 패턴이었다.
집으로 들어와서 싸운 날의 서로의 입장 얘기와 싸운 것에 대해 사과를 하다 잠이 들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시 재회한 것 같이 서로 같이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오토바이 라이딩이 있었던 나는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도 서로 화해를 한 커플처럼 손도 잡고 평상시와 다름없는 대화를 하며 가고 있었는데 그녀가 나지막이 ‘미안해’라고 화해의 말을 읊조려서 못 들은 척 ‘어?‘라고 했더니 ’ 아니야 ‘라고 했다.
뭔가 또 참는다는 느낌을 받았던 나는 ‘ 다시 안 만나도 되니 생각정리를 잘해봐’라고 말을 했다.
솔직히 내가 잡을 용기가 없었다. 만나는 동안 서로의 관계에 대해서 이어나가야 하는지 등의 고민하던 부분들 때문인 것도 있지만 안 잡힐까 봐 두려웠던 마음이 더 컸다.
그러고 서로 안부정도 묻는 잡지도 붙잡지도 못한 나날의 연속이었고 그녀의 마음에서 내가 점점 멀어져 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은 날 나는 내 마음을 닫기로 결정하고 연락을 끊어버렸다.
다가가려 하면 멀어지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졌고, 그녀가 우리 관계를 이어가는 문제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아서 확신이 들면 다시 연락 오지 않겠나 싶은 마음이었다.
며칠 뒤 그녀의 SNS를 보고 ‘진짜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물밀듯이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잡고 싶은 마음도, 용기도 없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그것에 더 상처받을 파워 J의 자기 방어적인 선택이었다.
진짜 끝이라 생각하고 추억정리를 하고 마음도 추스르고 있는데 그녀에게서 또 연락이 왔다.
본인집에 내 물건이 있다고 가져가라는 내용이었다.
(안읽씹을 하기 위해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
그러다가 읽음 표시를 잘못 눌러 그녀에게 대화내용을 확인한 것이 노출(?)되어 버렸고 우연치않게 읽씹을 하게 되어버렸다.
“읽었는데 답이 없네.. 그럼 내가 알아서 쓰도록 할게.. 일교차 심한데 감기 조심하고 늘 좋은 하루 보내..”
‘늘’
아.. 뭔가 자꾸 나를 흔드는 게 아닌가.. 갖기는 싫고 놓기도 싫고..라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화가 치밀었고 또 읽씹을 했다.(솔직히 딱히 할 말도, 뭐라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리고 싸우고 나온 날 빠짐없이 다 챙겨 왔다 생각해서 찾아오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 다음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