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지지 않음을..
내가 뭘 잘못한 건지 왜 내가 싫증 났는지
뭘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거라면
말해줄래? 네가 말하는 그 모습처럼 고칠게
다 고칠게 떠나지 마.
우연히 클라우드 랜덤 플레이리스트를 듣다가 꽂혔다.
2000년대 초반에 발매되었던 ‘고칠게’라는 노래를 듣다가 가사가 귓속에서 흘러나가지 못하고 머물렀다.
생소하면서도 익숙한 가사와 멜로디..
아.. 이십 대 후반에 만났던 전 여친의 애창곡이네..
그때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짜증이 치민다.. 10년도 더 넘었는데 말이다..
그때 그랬다. 노래가사처럼 “네가 말하는 그 모습처럼 다 고친다고, 떠나지 말라고..”
하지만 떠났다.
만약 떠나지 않고 받아줬다 해도 그 관계가 얼마나 더 유지될 수 있었을는지는 모른다.
인연이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사랑하던 사람이 싫어지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명확한, 팩트일 만한 이유를 대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떠났기에 그것을 이유로 만들기 위해 변명들로 채울 것이다.
‘너에 대한 믿음이 없어졌다.‘
‘이젠 너에게 설레지 않는다.’
‘너의 불확실한 미래가 싫다.’
‘너의 밥 먹는 모습조차 싫다.’
심지어 ‘네가 옆에서 쉬는 숨소리조차도 싫다.’
등등 더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개소리 같은 변명들 말이다.(내가 들었던 말을 쓴 것을 아님을 강조하며..)
상대가 원하는 대로 고칠 수 없는 말들이다. 숨소리조차 싫다는데 숨을 안 쉴 수가 없지 않은가? 그냥 옆에서 꺼지라는 소리를 고퀄(?)로 하는 말이다.
저것 외에 외적인 변명들도 있겠지만 바라는 대로 맞춘다고 한들 결과가 달라질까 싶다.
팩트는 마음이 떠난 것이다. 상대가 원하는 어떤 대단한 짓(?)을 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외적인 면을 바꾼다 하더라도 사람의 내면과 성격까지 바꿀 수는 없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내가 반대의 입장에서 고쳐 보려고 했던 적도 있다.
처음에는 고쳐지는가 싶기도 했지만 고쳐지지 않더라.
나의 눈치를 보고 나는 눈치를 주는 사람이 되어 서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로 인해 싸움이 잦아지고, 다시 화해를 하고, 눈치를 보고, 주고의 행복하지 않은 연애의 반복이었다.
결국은 고쳐지지 않은 이유로 끝이 났다.
하지만 그 상대는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만나 잘 살고 있는 듯했다.
나한테는 고쳐야 될 이유였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고쳐야 되는 입장이든 고치기를 바라는 입장이든 누군가를 위해 나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가능하지도, 쉽지도 않을 것이다.
서로 맞추기도 쉽지 않은데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바꿔지지도 않을뿐더러 말이다.
무조건 내 입장만을 생각해서 노력을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상대에게 맞추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나의 본모습마저 바뀌기를 바라는 상대는 내 인연이 아닌 것이다.
나를 바꾸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는 사람을 찾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현재의 어딘가에서 상대방의 강요나 요청에 의해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장 그만두고 도망쳐!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 혼자된 외로운 게 두려워서 마음에서 우러나오지도 않는 노력 따위 해봐야 시간낭비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쉽지야 않겠지만 분명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 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인연이.. 어딘가에..
그것이 지금 앞에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나를 잃어가면서까지 지켜야 될 사랑은 더욱더 아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