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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May 22. 2024

후각과 뇌기능 사이의 관계

멘톨향이 기억력과 인지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명체의 감각기관은 참으로 놀랍다. 자극에 대한 반응은 생명의 기본적인 특징 중 하나로 인간이 가진 감각들 중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감각은 기계가 흉내내기 힘들다.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의 종류가 많고, 같은 물질도 양에 따라   아주 다른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렇다. 그 외에도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 조건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사람의 감각 중 미각과 후각이 그와 같은 종류이다.


  후각은 호흡기관을 통해서 공기중에 혼합된 특정 물질들에 대한 자극을 감지하는 감각이다. 기본적으로 공기는 질소와 산소로 대부분을 구성하는데 아주 극미량의 특정 물질이 존재하여도 민감하게 느낄 수가 있다. 그런 민감성 때문에 또한 쉽게 그 감각이 둔해지기도 한다.


  향수를 생각해보면 다양한 향의 물질을 어떤 조합으로 혼합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많은 제품들이 나올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액상으로 제조된 향수는 분무가 되었을때, 피부나 섬유에 닿아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혼합된 물질 중 휘발성이 강한 물질은 첫 향으로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고, 휘발성이 약한 물질은 오래도록 남아서 체온의 영향을 받아 체액과 반응하며 새로운 향을 뿜어낼 것이다.


  향기는 감각으로 느낄 수 있기에 뇌의 감각을 담당하는 부위를 변화시킨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냄새물질은 감각 뿐만 아니라 기억과 인지를 담당하는 부위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1]. 박하에서 추출하는 멘톨향이 그런 역할을 하는데, 알츠하이머에 걸린 쥐에게 멘톨향을 들이마시게 했더니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이 연구의 결과였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쥐를 한달에 일주일씩 여섯달동안 멘톨향을 들이마시게 했는데, 멘톨이 함유된 용액을 증류시켜서 공급하였고 세시간 간격으로 한번에 15분씩 하루에 총 8번을 반복하였다. 그 결과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IL-1베타 라는 단백질의 양이 감소하였다. 이 단백질이 과잉 공급되면 알츠하이머병이 유발될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 멘톨의 흡입이 이 단백질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게 해준 것이다(그림).




후각과 면역시스템 사이의 관계 (Casares et al., Frontiers in Immunology, 2023)


  멘톨에 의해 일어난 후각 반응이 면역시스템에 영향을 끼쳤고, 그 결과 면역 단백질의 감소가 알츠하이머 병의 증상을 줄여주고, 더 나아가 인지능력이 개선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얼마 전 미국 FDA는 전자 담배에 활용되는 액상 카트리지에 첨가하는 대부분의 향을 판매금지하였다[2]. 다만 박하향은 제외되었는데, 절묘하게도 청소년들이 선호하지 않는 향이라서 제외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오픈탱크형 전자담배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아 청소년의 출입이 가능한 곳에서 판매되는 제품들만 제한을 하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곧 후각을 활용한 치료방법들이 더 많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기술들이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모르지만 다양한 가능성들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1]https://www.sciencealert.com/unexpected-connection-between-menthol-and-alzheimers-discovered-in-mice


[2]http://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683



그림 출처 :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immunology/articles/10.3389/fimmu.2023.1130044/full




사진: UnsplashEleanor 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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