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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말할 때 어디를 보나요?

아이컨택 (눈 맞춤)을 해야 하는 이유

아이와 대화할 때 어디를 보시나요? 


4-5.        비언어적 의사소통 기술 아이컨택 (눈 맞춤)

 

아이가 말을 할 때 아이의 눈 맞춤을 하며 경청해 주세요. 이 ‘특별한 아이’가 하는 말에서 어떤 잠재적 능력이 드러나는지 관찰하며 들어보세요. 이렇게 하면 아이가 진정 원하는 바를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코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눈 맞춤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윗사람이 말할 때 눈을 똑바로 뜨고 보면 안 되었습니다. 특히 꾸중이나 훈계를 들을 때는 더더욱 눈을 아래로 피하고 바닥을 봐야 했습니다. 


'좀 짧게 하시면 안 돼요?’


라는 말을 감히 못 하고,  딴생각을 하며 듣는 척만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말을 하는데 눈을 바라보지 않고 딴생각을 하면 예의가 없고 기본적인 소통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인 눈 맞춤 역시 중요한 능력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까꿍’하며 하던 눈 맞춤을, 어른이 되어서도 매일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눈 맞춤: 아이 콘택트(Eye contact)는 마주한 두 사람이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서로의 시선을 일치시키는 커뮤니케이션의 한 형태로서, 서구권의 문화에서 유래하는 관습이다. 눈 맞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대화 도중에 다른 사람의 눈을 직접 마주 보는 것은 전통적으로 무례한 행동으로 인식되었으나, 오늘날에는 서구화의 영향으로 그러한 경향이 비교적 완화되었다. 현대의 대인관계에서 상대방의 눈을 보는 것은 기본적인 규칙으로 간주되고 있다, 눈 맞춤은 소리를 내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수단이다.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눈 맞춤이 저에게는 늘 어색했습니다. 사람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하면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에티켓 워크숍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젊고 금발의 파란 눈을 가진  여성 강사분이 저를 포함한 참석자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눈을 마주치며 강의를 했습니다.  강사분이 얼마나 저의 눈을 보며 웃으면서 말하는지 저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후에 알고 보니, 제가 느낀 이 특별함을  20여 명의 다른 참석자들도 똑같이 느꼈습니다. 그때 눈 맞춤만으로도 이 정도로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특별한 대우를 받는 느낌은 눈 맞춤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를 특별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눈이 마음의 거울이니 눈을 통해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진정한 관심과 애정이 있을 때는 눈 맞춤이 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자연스러워 눈을 피하게 되는 이유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눈 맞춤은 결국 상대에게 진정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눈 맞춤이 무례했던 건, 상하관계에서 윗사람으로부터 나무람, 꾸짖음을 들을 때, 아랫사람이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에만 적용된 것 같습니다. 이건 야단을 맞는 마음이 괴로울 터인데, 굳이 이런 마음을 눈으로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데서 일부 국한적으로 피하게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저의 해석입니다.


캐나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들은 사춘기가 되면서 부모와 대화가 줄어들었지만, 가끔씩은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참 많은 이야기를 해서 저는 설거지나 집안일을 하면서 들어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엄마~, 제 이야기를 아무 일도 안 하면서 제 눈을 보고 들어주면 안 돼요?”


했습니다. 아이들이 싫어하다 못해 무서워한다는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바로 고무장갑을 벗고 식탁에 앉았습니다. 아들이 말하는 이야기에만 집중하겠다는 몸짓을 하며 아이의 눈을 보며 뭐든 듣겠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신이 난 아들은 화이트보드까지 가지고 와서는 영어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소설에 나타난 다양한 색의 의미를 얼마나 자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는지 저도 그 수업을 들은 것 같았습니다. 아들은 이 즐거웠던 수업 내용을 엄마에게 설명해 주고 싶었던 겁니다.  지금도 그 순간이 영화 속 아름다운 한 장면처럼 기억됩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나도 좋아해 주며 몰두했던 그 시간. 그때 빨간 고무장갑 벗고, 아이의 눈을 보며 경청해 준 일, 이건 '인생에서 참 좋았던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전에 보지 못했던 아들의 탁월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남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리라는 것을 저는 그날 아들의 눈을 보며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의 말에  눈 맞춤을 하며 경청해 보세요.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아이의 능력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혹시 무시되거나 지나칠 수 있었던 보석 같은 능력을 부모는 아이의 눈 속에서 반드시 찾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찾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전 아이와 단둘이 카페에 가서,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눈맞춤하고 듣는 시간을 가장 많이 할 것입니다. 


활동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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