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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리 Jun 22. 2019

아무 일 없게 해 주세요


나는 이부자리를 펴고 있었다.


“나 무서운 꿈 꾸기 싫어요”

“응? 무서운 꿈을 꿨었어?”

“네. 어젯밤에 스파이더맨이 나한테 거미줄 쐈어요. 또 오면 어떡해요. 무서워요”


“괜찮아.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쏜다고 해도 그건 꿈이니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에 아마 큰 영감을 받은 듯한 아이는 이불 위에 앉아 자신있게 히어로들을 소환한다.


“토르가 번개를 쾅! 엄마, 이렇게 저렇게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날았다가 걸었다가 번쩍 콰광 스르르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어쩌고 저쩌고 엄마 엄마, 울트라맨이 레이저를 빨간색으로 촤 어머머머머 우와 아아 그때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엄마~ 그냥 쭉쭉 이야 대단하다 이야 빌딩 사이로 슈우웅 이랬다가 저랬다가 파워레인저가 엄마! 다섯 명이 짜잔 이얍 얍 우우우우 하앗 우렁차다 이얍 용서하지 않겠다 내가 너를 우우우 빠샤....ㅏ 언ㅁ ㅏ...........”



‘그.. 그만해.. 그 정도는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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