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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Dec 06. 2021

르-르네상스 : 다시, 인간으로

에필로그


르-르네상스 : 다시, 인간으로


Renaissance = Re(다시)+nessance(탄생)

Re-renaissance = Re+renaissance


 


우리가 만들어낸 스마트폰과 인터넷 기술,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이 새로운 신이 되었다. 우리는 삶을 스마트폰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스마트폰은 나의 손이 되었고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은 나의 머리가 되었고, 이모티콘은 나의 감정이 되었다. 우리를 지배하는 스마트폰과 그 속의 콘텐츠들이다. 창조주가 창조물에 의해 지배되는 역설적인 현실이 돠었다.

기술을 사용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기술을 오직 사용만 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없이 사용하다가는 내가 이용당한다. 편리한 기술과 그 뒤에 숨은 거대한 자본은 나를 조종하기 너무나 쉽기에.

새로운 기술들은 위험하다는 것, 인간이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그걸로도 족하다.


메신저에는 목소리가 없다. 전화에는 얼굴이 없다. 영상 통화에는 온기가 없다. SNS에는 내가 없다. 알고리즘에는 의지가 없다. 숏폼 콘텐츠에는 생각이 없다. 세상에는 사람이 없다.

가짜들만이 산재해있다. 진짜는 어디에 있을까. 진짜는 화면 밖에 있다. 스마트폰의 화면을 끄면 진짜가 나타난다. 빛을 반사하는 검은 화면, 그 화면에는 비친 내가 있다. 그 화면에는 내 뒤의 사람들, 집, 나무들이 비쳐 보인다. 꺼야만 비로소 보이는 진짜들이다. 감정이나 우리의 삶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라서. 그 안의 세상에서 벗어난 채로 가족과 친구와 사람들과 진정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신이 중심이었던 시대에 인간을 중심으로 가져다 둔 700년 전의 르네상스처럼. 세상의 모서리로 스스로를 쫓아낸 지금을 다시, 인간의 시대로 만들 것이다. 그 세상에서는 마주하지 못 할 아름다운 것들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중심으로 걸어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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