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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Nov 05. 2022

그림자가 드리운다

지하에서 바다에서 골목에서
그림자가 드리운다

네가 만든 그림자가 아니더냐
서로를 등진 그대들이 더 크게 만든 게 아니더냐

새로운 그림자들이 모이고 모인 것들이
나를 덮칠 때면 깨닫고야 말 테야


길거리에는 읽을 수 없는 이름들만이 나뒹군다

무력함과 침잠
내미는 손 없는 버둥거림

그림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에 드리운다
속에 깊숙히 자리잡은 그림자는
언제든 나를 삼킬 준비를 하고 있다

저기 해가 진다
그림자가 길어진다
함께하며 덮어간다

텅 빈 길거리에는 부를 수 없는 이름들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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