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필요한 거리가 있고, 타인을 위해 필요한 거리가 있다.
사람에 대한 욕심이 생길 때 우리는 종종 이 거리를 무시하게 된다.
좀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과
상대에게 내 존재감을 높이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물론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그에게 욕심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욕심이 과하면 절실함이 되고, 절실함은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사람에게 느끼는 실망이나 상처는 결국 관계의 산화물이다.
내 욕심과 타인의 욕심이 충돌해서 생기는 것들이다.
얼핏 생각하면 살마들이 내 주위를 공전하는 것 같지만,
우리는 모두 스스로 중심이 되는 개별적인 존재들이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관계는 상대에게 불편함을 준다.
관계의 미덕인 친절과 배려,
양보조차 일방적이 되면 상대를 부담스럽게 할 뿐이지 않는가.
상대에게 필요한 거리를 존중하지 않고,
내 욕심으로 그 거리를 좁히고 채우려 하면
상대는 뒷걸음질을 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지만,
관계에서 상처를 주고받는 순간은 관심과 애정이 커질 때부터 시작된다.
-명대성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