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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명대성 Apr 23. 2020

적당한 거리두기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좋은 사람을 만나라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대하라.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도, 혹은 변화하리라고 기대하지도 말라.”

 - 브라이언 트레이시 -


『 너, 얼굴이 왜 그래?

     남자친구한테 맞았어요.

     그런데, 그런 사람하고 왜 만나?

     평소에는 정말 잘해주거든요요.

     폭력은 습관이야. 한 번이어도 문제지만 상습적이라면 헤어지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함께 보낸 시간이......

     더 늦기 전에 헤어지는 게 좋을 것 같다. 세상에 좋은 사람은 많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사과까지 했는걸요.

     사과는 처음이야?

     아뇨. 그건 아닌데 이번에는 진심인 거 같아요. 남자친구가 눈물까지 흘리더라구요.

     선배님, 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진심으로 헤어지길 바래. 사람은 변하지 않아.

     진짜 바뀌지 않을까요?』


서른살 즈음에 상담을 요청했던 여자후배와 나누었던 대화다. 그녀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인 남친과의 결혼을 단행했다. 그리곤, 10년을 맞고 살다가 이혼을 했다. 사람의 환경과 습관은 무섭다. 때리는 사람도 무섭지만 맞는 사람도 무섭다. 사람이 사람을 잘 놓지 못하는 이유는, 언젠가는 변할 거라는 일말의 희망 때문이다. 좋은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변하는게 어려운 것 보다 나쁜 사람이 좋은 사람으로 바뀌는 게 더 어렵다. 대체로 희망고문이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잘 바뀌지 않는다.        


특히 잘 변하지 않는 몇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첫째, 기본적인 예의가 없고 상대에 대해 공격적인 사람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수 있지만, 공격적인 말투가 쿨한 것인 줄 아는 사람, 수위조절이 불가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의 말투에는 힐난과 조롱이 습관처럼 배어있다. 심한 경우, 욕설을 섞지 않으면 대화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습관적으로 쓰는 말은 “나는 뒤끝은 없다.”라는 말이다. 만약 이런 사람이 부모라면 가정이 불행하고, 회사의 리더라면 직원들의 인생이 우울해진다. 둘째, 잘못해도 개선할 의지가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주위의 기운을 통째로 다운시킨다. 이들의 창의력은 핑계를 댈 때만 발휘된다. 셋째, 자기성찰이 없는 사람이다. 자기반성이 없기 때문에 본인의 잘못 자체를 모른다. 이런 유형의 특성은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타인에게는 매우 엄격하다. 대부분의 문제는 남 탓이다. 이 세 가지 유형의 사람에게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로또 2등에 당첨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들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전쟁을 치루는 것보다는 패배를 인정하고 관계를 끊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인간관계의 환경은 자신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고, 2차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초강력 울트라 파워를 가진 일부의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조차도 움직이는 기술이나 처세에 대해 말하지만, 당대 초고수가 아니면 그들의 강력한 에너지를 이기기 어렵다. 스스로 너무 힘들때는 인간관계도 끊거나 피하는 것이 최선일 때가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관계를 끝내는 것을 어려워한다. 함께한 시간, 추억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어떤 것이든 적자로 마감하지 않으려는 본점심리가 있다고 한다. 손실로 이어질 것을 알지만, 금전과 시간의 투자가 아까워서 도중에 그만두지 못한다. 콩코드여객기의 실패사례로 연구 발표된 매몰비용효과Sunk Cost Effect다. 미국의 심리학자 아들러 아키스는 개인의 결정에도 매몰비용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50%나 된다고 발표했다. 인간관계에서도 본전생각 때문에 상처를 감수하는 것이다. 그런 심리는 “달라지겠지, 이번엔 진짜일거야, 그것만 빼면 좋은 사람이야”같은 적절한 이유를 만들어 낸다.      


주식투자를 예로 들어보자. 사람들은 주식투자를 할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해 손절가손해의 마지노선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손절가 밑으로 떨어져도 좀처럼 팔기를 주저한다.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가, 해소가 어려운 내용이어도 마찬가지다. 매도하는 순간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에 망설인다. 주식에서 손해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본전심리”를 가진 사람들이다. 인간관계도 관계에 대한 투자다. 주식과 달리 나쁜 사람, 나와 맞지 않는 사람에게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모한 생각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자신의 다른 관계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나쁜 관계는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사람에 대한 실망감을 키우게 된다. 좋은 관계까지 경계하는 모순적인 생태계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자신의 인간관계를 하향평준화 시킨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유일한 것이 자신의 관점과 창의력밖에 없다고 한다. 사람을 경험할수록 이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굳이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일단, 내가 바뀌지 않는다. 관점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잘 바뀌지 않는다. 특히 한 번 만들어진 성격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관계에서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내 자신뿐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관계는 단절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이롭다. 관계의 스트레스가 많다면, 내 관계의 어장에서 ‘여긴 어디? 난 누구?’를 생각해야 한다. 관계의 어장을 바꾸든, 내 관점을 바꾸든 둘 중 한 가지는 해야 한다.

-Writer Myung-     

#적당한거리두기의기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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