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내 탓이지 않을까
때론 이유없이 눈물이 흐를 때도 있다.
이유없이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시리고 허전할 때도 있다.
어쩌면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이유가 얽히고 섥혀서, 너무 복잡하고 많아서,
그냥 없다고 하는 게 더 편한 것 같다.
내 슬픔에는 이유가 없다.
내 불안에는 이유가 없다.
내가 도망치고 싶은 데에도, 이유는 없다.
달리 말하자면, 이유가 너무 많다.
근데 그 이유들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표현하기도 지친다.
그래서 우울한 사람들은 ‘이유없이’ ‘그냥’ 슬프고 무기력하다.
애써, 열심히, 이유를 나열하다 보면 문득
‘아, 내가 너무 성격이 무던하지 못한 탓인가,
실은 나를 괴롭히고 있는 건 그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아니라 나 스스로인가’ 라는 생각에 닿을 때가 있다.
그럼 또 시작되는 내 탓.
내가 슬픈 것도, 예민한 것도, 상대방에게 상처를 받은 것도,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쓸데없이 민감한 탓. 아마 내 탓이지 않을까.
♫ Gone - 이창섭
(M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