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기획 프로세스
기획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살펴보면 '일을 꾀하여 계획함'이라고 한다. 그 일이 무엇이냐에 따라 해야 하는 일들이 천지차이다. 일에 따라서 진행하는 '프로세스' 역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략적인 프로세스를 알아야 큰 방향을 잡을 수 있고 앞으로 해야 하는 업무들의 리스트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
프로세스는 도구이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본 전제는 같지만 어떤 프로세스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간과 노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서비스 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문제점을 파악한 뒤 설루션을 찾아가는 형태'로 진행하거나 '가설을 기반으로 고객 리서치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든 뒤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각 영역별 더 집중하거나 압축하는 경우도 있다.
프로세스의 종류
대표적인 서비스 기획 프로세스 중 하나로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가 있다. 이 프로세스는 고객이 처한 맥락 기반으로 리서치를 하여 서비스 경험을 향상하는 방법론이다. 더블 다이아몬드 방법론은 Discover, Define, Develop, Deliver로 이루어져 있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전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더블 다이아몬드는 크게 2가지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다이아몬드는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할 부분을 찾는 단계이다. 첫 번째 다이아몬드에는 Discover과 Define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단계인 Discover 단계는 문제를 탐구하는 과정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사용자들을 연구하고 관찰하면서 어떤 문제에 직면해 있는지 탐색하는 과정을 가진다. Define 단계에서는 사용자들의 여러 문제들을 살펴본 뒤 무엇을 해결할 것인지 결정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설문조사 등의 조사 방법을 통해 무엇을 해결하면 좋을지 결정한다. 이렇게 첫 번째 다이아몬드는 사용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고 해결할 부분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다이아몬드는 설루션을 만들어 사용자 테스트를 기반으로 설루션을 개선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Develop 단계는 설루션을 개발하고 테스팅을 하면서 서비스의 콘셉트를 더욱 정교화하는 작업을 한다. 실제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콘셉트를 반복적으로 테스팅하며 정교화하는 것이다. 이때 사용자들의 심층적인 인터뷰나 테스트를 통해 무엇을 개선하면 좋을지를 알아볼 수 있다. 직접적으로 사용자에게 물어보거나 간접적으로 체류시간, 클릭률 등을 파악하면서 콘셉트를 더욱 정교하게 개선해 나가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 다이아몬드의 마지막 단계는 'Deliver'이다. 최종 사용자 평가를 통해 최종적인 설루션을 만들고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단계이다. 최종 결정한 설루션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라고 보면 된다.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은 반복적이고 빠른 서비스 평가를 진행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빠르게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 기획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서비스 기획 프로세스'로 '플랜-리서치-콘셉트 발굴-콘셉트 구체화 - 사용성 평가'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Plan 단계는 프로젝트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전개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질문을 도출하는 작업을 거친다. 추후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가설을 수립하여 활용하는 것 역시 Plan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업무이다. 기획 프로젝트는 한 사람만 하는 업무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함께 협업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프로세스 핵심 사항을 1페이지로 정리하여 주요 내용을 이해하고 이슈 항목에 대처하면서 팀빌딩 및 Kick-off를 준비하는 것들이 필요하다.
Research 단계는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서 고객들을 조사하는 단계이다. 웹 다이어리 형태로 각 조사 대상자별 게시글을 취합하여 기능, 시간, 장소 분석 및 기본 사용 형태를 확인할 수도 있고 FGI(Focused Group Intervew) 형태로 주 사용자 집단을 설정하고 이들 간 개방적 토의나 인터뷰를 진행하여 심층적으로 문제를 파악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수 있다. FGI 내용을 기반으로 참가자의 일과를 살펴보면서 공통 관찰 사항을 정리하거나 특이점을 고민해보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Shadowing) 그룹 인터뷰가 아닌 1명 혹은 소수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법(In Depth Interview, IDI)도 활용할 수 있다. IDI는 사용자의 니즈나 제품 사용 형태를 심도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 활용하는 방법이다. 미리 심도 있게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인터뷰 질문 리스트를 작성한 뒤 인터뷰어를 선정하여 심도 있는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형태로 개발을 한다.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만들기 전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설루션을 만들면서 추가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후 사용자들을 조사한 내용을 기반으로 퍼소나(Persona)를 만들고 사용자의 사용경험에 대한 고객 경험 여정 Map을 만들어 고객들의 주요 불편사항이나 해결해야 하는 포인트들을 정리한다.
콘셉트 발굴 및 구체화 단계는 그동안 조사한 내용들을 한데 묶어 설루션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대표적으로 Affinity Diagram을 활용하여 산출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나열한 다음 유사한 개념의 아이디어들을 그룹핑해 나간다. 각 아이디어들은 그룹핑 가능한 속성들에 대해 태깅을 하고 의미 있는 속성을 추출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선정된 콘셉트는 관련 부서들과의 협력을 위해 그림이나 영상으로 가볍게 스케치를 한 뒤 다양한 콘셉트들을 빠르게 검토해 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선별된 콘셉트에서 아이디어에 더 추가하거나 보완해야 할 점이나, 부족한 점이나 극복해야 하는 점 등을 정리하여 최종 콘셉트를 정교해 나간다.
사용성 평가 단계에서는 최종적으로 개발한 설루션에 대해 프로토타입을 개발하여 충분한 검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든다. 프로젝트의 비용적 여건에 따라서 프로토타입을 여러 개 개발하여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종이로 보는 구현 화면과 실제 구현해 놓은 경우는 큰 차이가 생겨 직접 구현을 하여 테스트를 하면 의사결정에 훨씬 더 빠른 도움이 될 수 있다. 롤플레잉을 통해 서비스의 인터랙션을 서로 관찰을 해볼 수도 있고 아예 해당 서비스에 대해 사용 경험이 전혀 없는 사용자들을 모집하여 관찰을 해보는 경우도 있다.
서비스를 처음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 행동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인사이트를 알기 위해 사용을 하면서 드는 생각을 말로 표현하게 만들어 인사이트를 도출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생각과 느낌을 정량화하여 최종 서비스에 보완해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프로세스는 마무리된다.
세상에 없는 것들을 무형의 자원으로 만드는 일은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무형의 서비스들은 실현되는 데까지 짧다면 1개월, 길다면 수년이 걸리게 된다. 프로젝트의 상황별로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긴다. 이렇게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하지만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게다가 서비스는 무형의 것이기에 훨씬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단 몇 줄로 기획 프로세스를 소개한다는 게 어찌 보면 참 어색할 수 있지만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큰 그림에서의 방향을 소개해 보았다. 큰 방향 아래 내가 하고 있는 업무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프로세스를 살펴보며 생각을 정리해 본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