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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명 Jul 17. 2019

남이사니즘

그냥 좀 냅두세요

소위 가방끈이라는 것을 어줍잖게 갖고 있는지라,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ism에 대해 알아야만 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다. 때문에 얼마 전 까지도 책이나 온라인 상 각종 자료 읽는 것을 즐겼다. 그러나. 판단을 내리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최근에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만큼 이성적인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도’든 ‘모’든 답이 없는 세상, 온갖 개념들을 알아야만 하는가에 대해 자문해보면 ‘몰라도 된다’는 답을 떠올리게 된다. 온갖 개념들을 알아봐야 그렇게 좋은 것 같지도 않다. 기껏해야 남한테 아는척하거나, 자기가 아는 것을 강요하거나, 혹은 (스스로는) 강요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자기도 모르게 강한 어투로 이야기하게 되는 꼰대가 될 뿐.


그냥 딱 하나만 알고 지키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남이사 뭘 하든 말든, 뭐라든 말든. 신경 끄고 피해만 주지 말자’는 것. ‘나’라는 인간은 알면 아는 척하며 누군가에게 설명하려 드는 것을 좋아하는 진지충 a.k.a TMT 이므로 무언가를 알아봐야 좋을 것 없다. 최대한 모르고, 신경 안 쓰고,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것이 꿈이라면 꿈이겠다. 나아가 나든 남이든 모두 그냥 내버려두는 사회가 된다면 그야말로 이상이 실현되는 것이고.


내가 죽기 전에 우리나라가 그런 사회로 변할리는 없겠지만, 나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렇게 살기 위해 서있는 곳에서 노력하거나 서있는 자리를 옮기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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