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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May 17. 2019

커넥션, 그리고 디스커넥션

중학교 졸업과 홈스쿨링, 퇴직과 커리어 체인지, 한꺼번에 모두 모여!

오늘도 짱이는 정오를 넘기도록 잔다. 자는 모습을 보는 것을 편하게 바라본 적은 드물다. 정오가 넘도록 자는 것이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아닌가? 게으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데 이를 부지런하다거나 성실하다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밤이 늦도록 새벽이 밝아오도록 음악을 듣고, 춤을 추고, 거실을 수백번 왔다 갔다 한다. 음악만 듣고 있으면, 행복해 어쩔 줄 모르는 자신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나에게 "엄마가 명상을 하듯이 나는 음악 들으면서 명상이 돼"라고 한다. 그렇게까지!


뭐든지 친구들과 더불어 하는 것을 고집하는 짱이, 함께 커리어를 키워 오던 사람들이 너무 보고 싶을 것 같은 두려움으로 커리어 체인지를 주저했던 나. 이런 우리 둘이 같은 시기에 스스로 혼자가 되기로 선택했다. 그리고 서로를 쳐다보며, "괜찮니? 생각 보다는 괜찮은 것 같네. 일단 두고 보자"라고 마음을 서로 토닥였다.

사진: Elsemargriet from Pixabay

짱이는 베짱이에서 온 녀석의 별명이다. 노는 것은 일등이다. 놀 수 있는 종류도 무척 다양하고, 강도도 천차만별로, 언제 어디서나 이 녀석은 놀 수 있다. 이 녀석이 나에게 자주 하던 말 중 "심심해"를 들으면 난 얼어 붙었다. 왜냐하면 나는 노는 것에 무척 서툴기 때문이다. 우리 집이 나에게는 근무지가 되고, 녀석에게는 학교가 되다 보니,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 녀석이 툭 하면 던지던 "심심해"가 이젠 뜸하다. 그렇다고 내가 함께 놀 수 있는건 여전히 아니다. 녀석과 나는 평행선을 걷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채웠던 시간과 공간이 하나 둘 비어가며 내가 만나게 된 인물은 나 자신이다. 나는 나와 가장 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금까지는 바빠서 미쳐 찬찬히 못 보았던 나의 마음을 살피는 일에 시간을 계획하게 되었다. 나란 사람을 나는 처음으로 보듬게 되고, 더 이해하게 되고, 꽤 괜찮은 사람이라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디스커넥션이 만들어지는 그 곳이 진정한 커넥션으로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두려움을 없애는 것조차 두려워, 두려움은 그대로 두고 설레임으로 새로운 커넥션을 대신한다.

기대를 키우기 보다는 무색의 기다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인연들을 담담히 바라본다.

사진: Valdas Miskini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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