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 Girls Garage, 메이킹하고싶은 10대여성들, 다 모여!
“여자들만을 위한 메이커 스페이스”? 꼭 그럴 필요가? 뭐가 다르지? 호기심을 잔뜩 안고 찾아 나선 걸즈 게라지(Girls Garage). "여성들을 위한, 특히 10대 여성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 굳이 필요할까? 아니, 정말 필요하겠다." 한국을 출국하기 전 부터 마음이 이미 가 있었던 이 곳은 우리 가족이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가고, 메이커 스페이스를 실컷 보고 오고 싶다고 했더니 지인이 강추했던 공간이었습니다.
Fear Less. Build More.
이 한 마디로 공간의 정체성은 설명되었습니다. 공간을 만든 창립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용기를 내어(Fear Less)” 물어 보았습니다. (머뭇 머뭇) “여자들만을 위한 공간이 굳이 필요한가요?”라고. 이 질문에 제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 분의 눈동자가 떠오릅니다. “물론이다. 남성들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메이킹을 배우고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라고 강력하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마침 이 창립자는 10대여성 여러 명과 서머스쿨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저희가 시간을 뺏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커뮤니티에서 개인 후원자들에게서 기금을 받아서 “무료로 진행”하는 “걸즈 메이킹” 수업에서 창립자는 정말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으로 워크숍을 이끌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꽤 인기가 있어서 먼 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여행을 와서 숙박을 하면서까지 참여할 정도라 했습니다. 참여자들이 만드는 것은 “툴박스, 즉 공구함”이었습니다. 망치, 펜치, 나사, 못 등등등 자신들의 손때가 묻은 공구를 담을 공구함을 첫 작품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공구들은 아주 칼라풀했고, 디자인적인 감각도 세밀하게 챙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메이커스페이스라고 해서 “반드시 지저분한 창고”일 필요는 없다고, 창립자들은 저의 선입견을 깨뜨려 주었습니다. 여성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기에 더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고, 환경이 쾌적한 것이라 설명하는데…. 여성으로서의 자부심~~
공구는 헤비메탈급으로 모두 갖추어져 있었고, 잘 정돈되어 있어서 더욱 안전감을 주었습니다.
뒷짐을 지고 살피는 중딩이의 모습이 짠했습니다. 자신도 손이 근질 근질한데, 함께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데, 자기 자리는 여기 없다는 것을 중딩이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학교에도, 우리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어”라며 부러움을 감추질 못 하네요. "우린 친구들하고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끄응…. 미안하다.
붉은 벽에 메이킹 하는 걸즈들을 위해 가지런히 준비된 도구들. 메이커스페이스들은 하나같이 다 특징이 있었지만 Girls Garage는 Engineering + Arts가 가장 잘 버무려진 것이 인상적이었던 곳입니다. 크리에이터의 본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풍부한 도구들, 친구들과 새로운 동료들과 두들기고 구부러뜨리고 자르고 무엇이든지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미국 메이커스페이스들을 돌아 보면서 실내디자인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꼭 챙겨 두는 것들이 몇 가지가 눈에 띄였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저렇게 "차고 Garage의 느낌을 살리는 셔터형 출입문"이었습니다.
Girls Garage은 2층 사무실 공간도 있었지만, 작업 공간에는 2층을 과감히 없애고 천정을 아주 높이 조성해 두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곳도 마찬가지로 저렇게 차고형 문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ㅎㅎ
메이커 스페이스를 보겠다는 마음만 가득 품고 네비에 주소만 찍고 직진하여 찾아간 Girls Garage!
여성들이 이것 저것 눈치 안 보고 마음 편하게 메이킹할 작업 공간을 마련해 주겠다는 창립자들의 생각 덕분에 우리는 이 곳에서 고향에 돌아온 듯한 푸근함을 느꼈습니다. 이젠 마음 속에 Girls Garage를 품게 되었습니다. 어디서든지 언제든지 걸즈~~~~ 만들자, 창조하자, Fear Less. Buil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