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Sep 29. 2019

올랜도 Science Museum을 만난건 최고의 우연

목적이 없는 시간을 우리 가족에게 선물했고, 어디를 가는지 마음을 따랐다

중딩이가 이끄는 대로 올랜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이 때가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으로 시카고에서 올랜도까지 말 그대로 2박 3일 동안 꼬박 운전을 해서 이동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대륙횡단할 때의 짜릿함을 느끼기에 충분할 거리였습니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미국식 도로를 마음껏 달렸었습니다. 그 때 본 하늘, 구름, 나무들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캔터키에서 1박을 하고, 시골길 어디에서 우체국을 찾아서 택배까지 보내고, 플로리다 주에 들어 가자 마자 게인즈빌에서 늦은 밤 숙소를 찾아 내어서 눈을 붙였던 기억이 납니다. 

 

드디어 올랜도 입성. 무엇을 보고, 어디서 놀고, 무슨 음식을 맛볼 것인지는 계획적으로 무계획으로 했습니다. 전 가족이 "탐험"을 해 보기로 마음 먹고 온 올랜도였습니다. 중딩이에게 어디를 가장 먼저 가볼까 했더니, "물론, 사이언스!"라 합니다. 그럼, "사이언스뮤지엄"부터 일단 가자. 

3층짜리 과학관이 온통 과학 과학합니다. 과학의 전 분야를 탐험하고 실험할 수 있는 도구들로 가득 차 있었어요. 근데, 이 곳은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곳"이라기 보다는 "모두를 위한 과학 공간"이었어요. 사진 속 여성분도 자신의 "brain"을 쓰고 있지 다른 사람이 과학적 관심을 키우는걸 도와 주러 온 것은 아님이 분명했어요. 오마이갓!! 

뮤지엄 바닥에 웬 물이!


배를 어떻게 건조하는지에 대해 그 원리를 벽면 가득 그려 두고, 레고 등으로 뱃놀이를 하는 아이들! 옷이 젖는걸 줄이고자 앞치마까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연령에 맞게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설명도 큰 글씨 + 포인트에서 작은 글씨로 수준 높은 설명까지 디스플레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중딩이도 어찌나 재미 있게 노는지 ..... 중학교 2학년이지만 아직 철이 안 들었다는 기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 저기 또 블랙 보드가 있었어요. 아마 어린이 청소년들이 자기가 배를 건조하는걸 상상하면서 직접 디자인해 보도록 하기 위한 디자인 구성인 듯 했었어요. 

중고등학생들이 놀 수 있는 공간! 전 뮤지엄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 나라 뮤지엄들을 가보면 초등학생들만 있어서 그 많은 중고등생들은 어디에서 노는지가 늘 마음이 쓰인답니다. 이 곳에서 이렇게 톱니 바퀴의 원리를 손으로 만져 보고, 옆의 아이들과 수다를 떨고, 뮤지엄 벽면에 적힌 기본 원리에 대해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부러웠습니다. 

Girls!!! Girls in Science!!!


"어째서 우리 이웃들은 피부색이 다양할까?"라는 자연스런 질문을 "DNA 유전자학"이라는 수준 높은 과학의 범주로까지 연결하는 디지털러닝의 전시 공간! 저도 과학은 학창시절 그닥 좋아하지 않았기에 "과연 재미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살짝 떠올리며 화면을 보았답니다. 으으으... 재미있었어요..... 내용은 수준이 높은데, 퀴즈로 재밌고 편안하게 접하도록 구성해 두어서, 연령을 초월해서 배울 수 있게 해 두었어요. 이러한 디지털 퀴즈 기계는 수많이 있었고, 상호 작용interaction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기가 전시 되어 있어서 "유전학"이라는 과학과, "다양성"이라는 사회학적 컨셉을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배울 수 있게 되어 있었어요. 중딩이는 마침 DNA 요런 분야에 무지 하게 관심이 있어서, 그 많은 기계를..... 하나 하나... 다 해 봐야만 하는...... 저는 그 뒤를 따라 다니다 보니 다리가 무척 아프다는걸 매 순간 자각했어요. 하지만, 책으로 읽으면 한 참 시간이 걸릴 정보들을 손가락과 두 눈과 입으로 배우니 충분히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어요. 

 

울랄라~~~ 전기 Electricity! 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체험형 뮤지엄!

여기서 몸으로 직접 해 보고, 눈으로는 설명을 읽을 수 있도록 정말 잘 만들어져 있었어요.  

보이시죠? 저기도 어른이 자녀들을 위해 실험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어른 가족들이 자기가 재미 있어서 신나게 놀고 있습니다. 저렇게 놀면서 전기 전자에 대해서 배우니 동네 뮤지엄, 사이언스 뮤지엄이 북적대는것 같았어요. 

미국 뮤지엄들에서 보기 좋았던 것은 휠체어를 탄 분들도 늘 함께 그 공간에서 놀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이 사진은 "도르레의 원리"를 놀면서 깨닫도록 하는 사이언스 뮤지엄 내의 (놀이) 기구였어요. 어린이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매달려도 끄떡이 없는 그네들! 

벽면을 가득 메운 "디자인 띵킹" 으으으으..... 좋다. 

"사이언스 토크 Science Talk"


말하고 설명하고 소통을 중시하는 미국문화! Science Museum이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전 이 디자인도 참 좋았어요. "Identity Tree 정체성을 설명하는 나무"라는 컨셉도 이 지역의 정치사회문화적인 면을 예술로 잘 표현한 것 같았어요. 올랜도는 멕시코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비교적 큰 인구분포를 차지하고, 이 날도 정말 다양한 언어로 가족들이 수다를 떨고 있는게 들렸거든요. 

"지구온난화"에 대해 뮤지엄 한 가운데에서 설명을 하고 있었어요. 남녀노소 모두 모두 함께 듣고 있었어요. 이 옆에서는 "일기예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뉴스 룸까지 꾸며 두어서 가족들이 기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놀 수 있었어요. 

올랜도 사이언스 뮤지엄에 있는 공룡관!! 이 전시관 입구에서까지 잘 들릴 정도로 이 큰 공간을 가득 메우는 큐레이터님의 설명에 우리 가족은 "아마 학교에서 단체로 와서 설명 받나보다."하고 들어갔습니다. 허걱!!!! 유치원생 정도로만 보이는 어린이 두 명에게 큐레이터는 모든 주의를 기울이며, 흥미를 이끄는 설명을 하는 광경을 보고, 진짜 놀랐습니다. 이 아이들은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들을 모두 쏟아 내었고, 큐레이터 선생님은 진지하게 하나씩 대답해 주고 있었어요. 아.... 저렇게 존중감을 생활에서 배우는구나....... 

벽면 가득히 Young Makers, Open Lab, Experiments, Hands-on, Open Make 등 찌릿 짜릿하게 영감을 주는 컨셉들과 이미지들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저 벽 하나만으로도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는 무한한 과학의 꿈을 키워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딸아~~~~ 딸~~~~~ 이것 보아라! Women in Science!!!


중딩이가 꿈꾸는 과학인으로서의 삶! 오늘의 무계획적인 탐험을 보람차게 만들어 준 랩실이었습니다.

전 세계의 테크놀로지를 이끄는 미국도 여성과학도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기에 아주 어릴 때 부터 여자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과학적 탐구로 이어주기 위한 노력이 이렇게까지 일상화가 되고 있는지를 봤습니다. 

 

이번 가족여행의 키워드인 메어커 스페이스

메이커들을 키우는 문화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

거창하지도 않았습니다.... 

학년을 고려하는 것도, 나이를 운운하는 것도 무색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내 마음대로! 만들도록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 것.

아주 어릴 때 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쭉~~ 과학적 호기심 갖도록 하는 것이었다.

우리 동네 Science Museum... 그 곳에서 중딩이들이 메이커 놀이를 실컷하는 날을 꿈꾸어 봅니다.

2017년 8월 13일



이전 04화 메이커가 될 끼, 과연 무엇일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