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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무개 Apr 19. 2024

읽기와 쓰기

20년이상 늘 무언가를 쓰고있다. 진솔한 글에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기도 하고, 그냥 이렇게 주절주절 쓰다 보면 생각도 정리되는 느낌이라서 꾸준히 뭔가를 써오고 있었다. 쓰는 건 재미있다.


2006년부터는 블로그를 했는데 어쩌다 보니 더 이상 익명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된 지경이라 글이 솔직하지 못하고 채 하거나, 무언가를 숨기며 써야만 하는 자기 검열에 빠지게 되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이 재미가 없어져 한동안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브런치로 넘어왔다.


지난날 나는 이과생이었지만 어쩌다 보니 문과를 지웠했다. 글에는 소질이 없지만 감수성은 예민했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중2병이 오래 간 것 같기도 하다. 처음 무언가를 주절주절 써내리기 시작한 것은 군대에서였다. 시간은 느리게 흘렀고, 생각은 많았으며 훈련이 없는 날은 무료했다. 는 취미는 돈이 들지않았다.


군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무료하게 흐르는 시간이 아까워 의무적으로 읽었고, 의무적으로 썼다. 그때 끄적거렸던 글들을 다시 읽어보면 지금은 글이 대단히 많이 향상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단히 많이 늘었다.(오해가 없도록 부연하자면 지금 내 실력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읽기와 쓰기는 매우 기본적인 것이지만 그 중요함을 깊게 이해하려는 사람은 드물다. 무언가를 읽는 동기는 처음에는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함이지만 나중에는 보석처럼 좋은 글을 찾기 위해 읽게 된다. 무언가를 쓰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기록하고 전달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위지만 종국에는 힘 있는 글을 써보고 싶은 욕심에 쓴다. 습관이 돠어 쓴다.


꾸준히 읽고 꾸준히 쓰면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것을 얻게 된다. 머릿속에 있는 것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내가 쓴 글은 나의 역사가 되고, 언제든 글을 쓸 수 있다고 자각하게 되면 대단한 자부심이 생긴다. 이 둘이 손에 잡힐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외적 판단근거에서 점점 자유로워진다.


사람들은 늘 자신을 남과 비교하고, 타인을 나와 비교한다. 우월감은 상대적 안정성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평생을 그렇게 남과 비교하며 산다. 그러나 계속 읽고 쓰면 남이 아닌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나를 바라보게 된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계속해서 성장하는 나를 더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내일은 더 좋을 글을 쓸 수 있을 테니 역시 꾸준히 써봐야겠다. 무언가를 읽고 쓰는 것은 놀이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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