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셨으면 슬슬 인터뷰 시작할까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들이 일제히 내 쪽을 바라봤다. 그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조금은 불편함을 느꼈으나, 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내색하지 않고 자리를 정리했다. 그들이 나를 바라보고 내가 그들을 바라보는 마주 앉는 자리에 앉아 질문을 시작했다.
"어떻게 하다 이렇게 네 분이서 함께 활동하시게 되신 건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나 요즘 같은 갈등의 시대에 종교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네 종교가 함께 좋은 일들을 해 나가면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이렇게 네 종교의 성직자분들과 모임을 하게 됐고, 지금과 같이 티브이 프로그램에 함께 나가게 됐죠. 이를 토대로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수호 신부가 자애로운 표정으로 답했다. 그의 표정에서는 어떠한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그의 표정을 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어서 질문을 이어갔다.
"그렇군요. 이번에 저희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를 이야기하시는 것 같은데, 이번 주제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대답하는 거잖아요? 지금 질문들을 모으고 있는데 꽤 많은 질문이 모이고 있습니다. 아마 이 질문들을 정리해서 네 분께 전달해 드릴 것 같은데, 조금 스포일러를 하자면 사랑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먹고사는 문제, 사회생활 문제뿐만 아니라 이 사랑에 대해서 네 분께 질문한 내용들이 많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랑이라, 어떤 질문들이 있었는지 궁금해지네요. 하지만 저는 결국 모든 사랑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믿음을 구하지 못하면 진정한 사랑을 행할 수 없겠죠."
김수호 신부가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러자 그걸 보고 있던 정율 목사가 웃으며 답답하다는 듯 이야기했다.
"그, 결혼도 안 해보신 신부님이나 스님, 교무님께 그런 걸 묻지 말고 그런 건 웬만하면 결혼까지 해본 제게 물으세요. 연애도 안 해보신 분들이 뭘 알겠어요."
이야기를 듣고 네 사람이 웃음을 터뜨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 가운데 자윤 교무만이 조금은 불안한 표정으로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원만한 진행의 흐름이 좋았기에 분위기를 살려 이야기를 진행했다.
"속세의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흔히 남녀 간의 사랑이라고 하죠. 그 부분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사람 사는 게 다 비슷비슷한가 봐요."
웃으며 정율 목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율 목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사람 사는 모습이 다 그렇죠. 하지만 그 문제를 직면했을 때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방법을 가지고 그 문제에 대응하냐에 따라 그 해답이 달라지겠죠."
정율 목사의 대답은 명쾌했으며 자신감이 있었다. 이 모임에 있는 사람들은 다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 모양이었다. 정율 목사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