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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희범 Jun 22. 2024

메디아 루나 - 오쵸 3

"사랑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죠. 어떤 방식을 택할 것인가, 그걸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 그 방법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결과도 달라지겠죠? 아진님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랑이라, 그거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사랑은 자신을 다 내어주는 거 아닐까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의 상황과 오버랩되는 이 대답이 참 가식처럼 느껴졌다. 기대가 크면 바람이 큰 법인데, 이미 그 바람에 무너진 것들이 많았다. 정율 목사 옆으로 자윤 교무가 눈을 감는 게 보였다. 무언가 생각을 정리하는 모양이었다.


"굉장히, 로맨틱하시네요. 아진님에게 사랑은 그런 것이군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 사랑에 대한 경험과 해석이 다 다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해요. 하지만 대부분이 문제에 급급해져서 해결을 위한 방편들만 찾으려고 하다 보니, 본질을 잃고 헤매게 되는 거죠."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건 너무 어려운 질문 아닐까요?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사랑에 대해 관심 갖고 생각하고 싶어 하겠어요."


"그렇죠, 요즘같이 모든 게 빠르고 바뀌고, 심지어 인터넷에서 준 전문가 수준으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이런 시대에서 어떤 담론을 논하는 건 때때로 바보처럼 보일 수도 있죠.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간단하고 바로 시도할 수 있는 해결책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그 담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는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어요. 거대한 담론을 전해주지 않더라도 그 생각이 담긴 간단한 방법들은 알려줄 수 있습니다. 결국 판단과 행동은 자신의 신념, 혹은 생각을 바탕으로 두기 때문에 그 뜻을 잘 모르더라도 그 의미에 맞춰 움직일 수 있는 겁니다."


"벌써 기대가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정율 목사님께서 어떻게 답변해 주실지 너무 궁금하고 설렙니다."


"별말씀을요. 저도 대중분들을 만날 생각에 설렙니다."


"그럼, 같은 여성 성직자이신 자윤 교무님의 의견도 궁금하네요. 자윤 교무님은 이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문제에 어떻게 답변하실 건가요?"


드디어 그녀와 눈을 맞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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