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하나로 기분 업!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양산이 탄생했다
사람마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다 다르다.
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1. 가구 재배치
2. 무언가 만드는 것에 몰두하기
3. 음악 크게 틀어놓고 듣기
선크림을 잘 바르지 않기 때문에 양산을 쓰기로 했다. 오래전에 선물 받은 양산 발견! 사실 양산을 쓰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다. 뙤약볕에 양산의 효과가 꽤 크다는 기사를 접한 후였다. 하지만 양산의 패턴과 색상은 왜 다 그모양인지 펼쳐들기까지 꽤나 용기가 필요했다. 선크림을 바르는 것도, 양산을 쓰는 것도 별로였지만 늘어나는 건 잡티 뿐이라 결국 별 수 없이 양산이다.
갖고 있는 양산도 맘에 들지 않고 맘에 드는 양산을 찾기도 어려웠다. '한번 만들어 봐?' 요리조리 살펴보니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주 오래전에 선물 받은 게 하나 있었는데 노랗지도 않고, 하얗지도 않고, 누르스름하고 어정쩡한 색에, 예쁘지 않은 기계자수로 도저히 쓰고 나갈 용기가 없었다. 그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양산을 만드는 거야.
좋아! 양산을 만들어 보겠어!
먼저 양산의 천과 살을 분리했다. 어쩜 이렇게 꼼꼼하게 바느질되어 있는지 분리하는 데 오십 번 정도 실을 잘라야만 했다. 그렇게 분리 성공! 분리한 양산의 천을 패턴 삼아 내가 좋아하는 체크 리넨을 재단하고 바느질 했다. '어머머~~~ 예쁠 것 같아.' 혼자 신나서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양산의 살과 천을 합체하는 것이 가장 귀찮았는데, 분리할 때 쪽가위를 사용해 오십 번 정도 꿰맨 실을 잘라낸 것을, 다시 50번 정도 바느질을 해야만 꼼꼼하게 합체를 할 수 있다. 귀차니즘에 하나쯤 건너뛰고 할까도 싶었지만 손작업이라는 것이 그렇다. 정성을 더하면 그 정성이 보이고 귀하게 생각하게 되니 50번의 바느질을 마다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만의 양산 탄생! 살짝 작게 재단했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나무 손잡이와도 잘 어울리고 원단 색상도 맘에 들어 룰루랄라 갖고 나갈 수 있겠다. '앗 빨리 나가고 싶어!!!'
때마침 오랜만에 맑은 하늘이다. "엄마! 우리 좀 걷고 올까?" 40일간의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온라인개학을 한 아이가 제안한다. '어라? 내 생각을 읽었나?' 오전과 오후, 2번의 온라인 회의로 엉덩이가 아팠는데 잘 됐다. 무엇보다 양산을 빨리 사용하고 싶었기에 룰루랄라 가벼운 마음으로 공원 산책을 나섰다. 태풍으로 인한 강한 바람이 행여나 양산을 다치게 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온전한 모습으로 다녀왔다.
다녀오길 잘~했다.
날씨덕분에, 아이덕분에, 양산 덕분에, 덕분에... 덕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