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공사의 함정
천정이 높으니 다락방을 만들면 어떨까?
꿈에 그리던 다락방을 만드는 거야.
다락방에 엎드려 만화책 보는 모습을 상상해 봐!
신청자를 받아 소장용 책을 읽는 공간으로 활용해도 좋겠어.
오래된 천정을 드러내고 4미터가 넘는 박공지붕 형태의 천정이 드러나자 다락방이 떠올랐다.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대며 남편과 나는 다시 공사 계획을 시작했다. 나무는 얼마나 소요될지, 셀프공사가 가능한 건지, 비용은 어느 정도가 필요한지....... 즐거운 상상으로 신나고 들뜨는 것도 잠시, 예상 비용이 종이 위에 보여지자 바람 빠진 풍선 마냥 슈웅~~~ 다락방 공사는 현실로 내려앉아 기분마저 꾸깃해졌다.
셀프공사는 인건비가 줄어 비용을 절약할 수는 있지만, 좋은 자재를 사용하고 안전을 위한 온갖 보강재를 더하니 '헉!' 소리 날 만큼 많은 예산이 필요했다. “돈 있어?” 나의 짧은 물음에 남편과 나의 두 눈이 부딫혔다. 아무말 없이 고개를 젓다가 "접자!" 이렇게 빠른 합의라니.......
하지만 하고싶은 마음이 말처럼 쉽게 접히지 않았다. 다시 고민의 시작! 공간을 이용하는 아이들도 좋아할 거라는, 공간 활용도도 높을 거라는, 붙일 수 있는 온갖 이유를 더하기 하며 어느새 이름까지 정해놓았다.
꿈다락방!
수많은 자료를 찾아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갈무리했다. 안전문제를 우선순위로 하여 철저하게 계획을 세운 후 '다락방 공사'는 시작되었다. 방법은 이렇다. 우선 다락방을 커다란 벙커침대로 생각하고 다락방 아래에 놓일 수납장부터 만들기로 했다. 마침 수납공간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수납장을 받침대로 삼기로 한 것이다. 그 수납장 위에 구조재와 보강 철물을 사용해 뼈대를 단단하게 만들고, 나무로 바닥재를 깔면 끝!
이렇게 완성된 다락방은 10명이 올라가도 끄떡 없는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높아보이지 않았던 그곳은 올라가 보니 '후덜덜~ ' 생각보다 높은 난간이 필요했다. 아이들의 키 높이를 고려해 다시 사이즈를 정하고 장부맞춤으로 단단한 난간을 만들었다. 이제 올라가는 장치만 만들면 된다. 사다리가 나을지, 계단이 나을지, 위치는 어디로 할지.......또다시 고민의 시간이다.
편리함으로 치자면 계단이 좋은데 공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100번도 더 생각하여 최종 결정한 것은 사다리로, 오르내리는 것이 조금 불편하지만 공간 활용도면에서 우월하기에 결정하게 되었다. 시작부터 따지자면 5개월이 넘게 걸렸으니 얼마나 꼼꼼하게 만들었을지 가늠이 될 것이다. 최근에 전문가가 와서 보고도 놀란공간으로 당신들은 이렇게 만들 수 없다고도 했다. 뿌듯함에 입꼬리 승천!
다락방 공사가 마무리 되니 다시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어설픈 미장작업으로 시멘트 바닥을 만들어 사용한 지 3년이 된 2018년 5월. 저렴한 바닥용 페인트를 사용했더니 군데군데 칠도 벗겨지고 보수가 필요했다. 다시 페인팅을 해야 할지, 이참에 마루로 깔지, 또다시 깊은 고민의 시간이 이어졌다. “시멘트 바닥 보다야 역시 나무로 된 바닥이지. 오래된 책과 나무 바닥. 운치 있잖아?” 3개월 동안 고민을 하고 2018년 8월. 하필이면 가장 무더웠던 그날, 우린 서점 문을 닫고 무려 일주일동안 바닥공사를 진행했다.
무척이나 더웠던 여름이라 서점 옆 카페 사장님은 연신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주시고 에어컨은 있느냐며 진심어린 걱정을 해 주셨다. 에어컨을 풀가동 하고도 작업이 쉽지 않아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모른다. 그때 입던 티셔츠에서 나던 냄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냄새를 잊을 수가 없다. 하하!
작업의 과정은 처음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1. 갈라진 바닥 틈새로 올라오는 습기를 막기 위해 비닐을 깐다.
2. 바닥 평탄작업을 위해 구조재로 뼈대를 만들고 시멘트 바닥과 나무사이에 빈틈이 없도록 얇은 나무를
끼운다.(움직일때마다 삐걱삐걱 소리가 날 수 있기에 취한 방법이다.)
3. 뼈대 위 E0급 합판인 무취합판을 올린다.
4. 같은 합판을 마루폭으로 일일이 재단해서 결이 예쁘도록 붙여준다.
(예쁜 색상을 얻기 위해 취한 방법이다.)
5. 마감재를 바른다.
새로 짓는 집이라면 각을 잘 맞춰 공간을 만들고 그에 맞게 마루를 깔면 될테니 훨씬 간단했겠지만, 오래된 건물은 슬프게도 전혀 각이 맞지 않았다. 역시 뭐든 처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시간이다. 각을 맞추기 위해 나무를 여러 번 옮기며 재단해야 했으니, 두번 다시는 하고싶지 않은 과정이다.
처음 마루공사를 시작할 땐 서점 전체에 마루를 깔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하루 이틀 바닥공사를 하면서 죽을만큼 힘들었던 우리는 “절대로 다신 하지 말자!” 며 의기투합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완성된 모습은 감동스러울 정도로 예쁘고 만족스러웠으니, 첫째를 낳고 둘째아이를 낳는 심정이랄까? 어찌되었든 셀프공사는 시작은 있되 끝은 없는 것 같다.
*자재 등급
가공된 목재나 부품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으로 친환경 자재등급이 구분됩니다. SE0 등급에 가까울수록 인체에 무해하고 피부나 호흡기 질환이 유발될 가능성이 적습니다.
※ 새집증후군 제거제가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