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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 Nov 10. 2024

단풍을 보러 가다

매 순간을 사랑하기

가을을 무척 좋아한다.


얇은 겉옷을 걸치고 산책을 가면 추위가 아닌 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계절.

해가 살짝 일찍 지는 그 아쉬움마저도 좋아서 가을날의 퇴근길은 무척 행복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가을이 엄청 짧아졌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트렌치코트 판매량이 줄었다는데.

믿거나 말거나지만

확실히 여름 더위가 늦게까지 이어지고, 겨울은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


올해 처음으로 이 가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소중한 가을날 매 하루를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다.

이 가을이 지기 전에 하루라도 좀 더 단풍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단풍이 떨어지기 전에 지난 주말에는 단풍 명소에 갔다.

매헌시민의 숲에서 찍은 단풍. 아직 조금 덜 들은 것이 오히려 매력적이다.


예전엔 일상이 바빠서 구태여 시간을 내고 꽃구경, 단풍 구경을 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한가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들은 참 지혜로운 사람들이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 현재가 가장 소중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이번 가을에는 시간을 내어서라도 단풍 구경을 갔다. 참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지나고 나서야 단풍이 참 예뻤다는 걸 뒤늦게 알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렇게 예쁜 단풍을 제때에 실컷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젊음도 한순간이겠지. 지나고 나서 그때가 참 예뻤단 걸, 뒤늦게 알아버리고 싶지 않다. 

단풍을 보며 나의 젊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하루하루 아까운 이 가을날처럼,

젊음도 다행히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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