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윤달 Nov 10. 2023

부서지는 만큼 사랑인 걸 알았다

나는 그대가 한 장의 사진이면 좋겠다

상처받기 겁난다는 건 이미 그 사람을 향한 내 마음이 껍질 하나 없이 너무 매끈해지고 약해졌다는 것. 


나는 알기가 겁난다. 눈먼 채로 사랑하고 싶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세상은 너무 많은 정보를 남겨서 내 눈앞에 있는 당신이 아닌, 다른 모습의 당신을 마주하게 한다. 


나는 나름 노력했다. 마음에 담지 않으려 시선도, 다가가는 것도, 말 거는 것도 다 참아봤는데 짧은 순간순간 마주하는 그 사람이 가득 도배되어 버린다. 어쩌면 그 사람은 계속 거기에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많이 아껴도 아쉽지 않았던 걸까. 지금 내가 아는 모습과는 다른, 갖춰진 실시간의 행동&표정들과 다르게 자유롭고 편해 보이는 사진들. 마치 얼굴만 같은 도플갱어 같았다. 


볼수록 내가 아는 모습은 산산이 부서지긴 하는데 내 생각의 테두리를 벗어난 당신이 더 자유롭고 멋져 보였다. 동시에 마음이 더 시려오는데 호기심은 항상 날 이겨서 당신의 모든 페이지를 염탐하게 만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