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내리는 비 속에서
사뿐히 걷고 있는 당신을 발견합니다
그 누구도 시키지 않았는데
가로등 밑의 나는
홀로 감정놀음을 하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더 많이 좋아하는 것이 당신을 위한 길이라면
나는 우주를 모아 흩뿌려진 빛의 향연을 즐기며
이유 없이 짓밟힐 텐데
더 많이 슬퍼하는 것이 당신을 향한 마음이라면
이윽고 나의 마음을 토해내어
먼지처럼 사라진 당신의 자리에
꽃을 심어 놓을 텐데
눈물을 닦아낸 을은
그저 몇 안 되는 추억에 잠겨
밤하늘을 쳐다봅니다
가까이 가면 베일 것 같은 당신의 마음에
내일은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이 많아지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