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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our Seo Jun 27. 2024

보폭을 맞추어 걷는다면

한참을 뒤척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마당에서 잠이 듭니다


나뭇잎이 흔들리고

머리카락이 흔들리자

꿈속에서 옷깃을 고쳐매던 나의 손이 흔들립니다


스르르륵

풀려 버린 단추를 마저 잠그고

먼지가 쌓인 구두를 닦으며

당신에게 향합니다


이곳에서는 아무런 걱정 없이

당신과 함께 보폭을 맞추어 걷고 싶습니다


당신과 내가 

보폭을 맞추어 천천히 걸어간다면

세상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곳이 

우리가 바라보는 한 곳이라면

나는 기꺼이 

아무것도 신지 않은 채로

주위에서 당신만을 기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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