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한 풍파가 몰아쳐도
묵묵히 외줄 위에서 기다릴 것입니다
여러 번의 유혹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럽게 버티는 것보다
한 번의 포기가
값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검은 유혹이 덮쳐왔습니다
이 길의 끝에 이르렀을 때
얼마나 만족할 것인지를 묻는다면
그것보다
앞으로의 날들에
충실해야 한다는 다짐이 서게 됩니다
그대와 함께 한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나 혼자 간다면 어떻게 가야 할까
고민이 깊어질수록
휘청이는 다리를 곧게 세워야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른 오후
그대가 문득 생각나는 시간에
외줄을 타는 듯한 나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