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대단치는 않더라도 온전한 바람.

by 혜주글

나는 늘 연말이 되면 습관처럼 해오던 나만의 규칙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연 단위의 계획을 세우고 또 월 단위의 계획도 세우며 더 나아가서는 꼭 해낼 버킷리스트와 추가적인 리스트까지도 계획을 세워뒀었다.


본래 나의 목적은 '열심히 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나의 사소하고 소소한 행동들이

어느새 굳어져 나라는 사람의 한 성향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는 아무런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다.

2024년은 나에게 있어 참 무탈하지 못했던 해였는데 그 폭풍을 지나오며 느낀 숱한 감정들과 생각들 속 우연히 나의 진짜 페르소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고, 잘 해내고, 바쁘게 살며,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사람. 어쩌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아주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 것들이 굳어져 버릇이 되기까지 그저 나 자신을 객관화해서 돌아보기보단 그저 습관처럼 지속하고 있는 것에 초점을 뒀던 것 같단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조금조금 '나'라는 사람을 객관화해서 다시금 돌아보니 어쩌면 애초에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또 어쩌면 조금 변화된 것 같기도 한 것이다.


여전히도 MBTI J 성향의 끝판왕인 나는 계획적인 게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의 삶을 모두 이미 다 그려놓은 지도맵처럼 그 길만 따라가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목적과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치 단 하나라도 달성하지 못하면 패배자의 기분을 느끼고 열심히 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었던 것.


일과 성취에 큰 욕구가 있는 것은 맞지만 저 깊은 속 나의 페르소나는 사실 돈보다는

내가 살고자 하는 웰니스 라이프를 즐기며 유랑하는 것. 등..


나는 계속해서 하루하루 1분 1초 시간을 지나오며 나이를 더 입어가는데 나라고 칭해놓은 나 자신이 여전히 그대로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조차도 어쩌면 내가 나에게 가지고 있는 오만한 잣대가 아니었나 싶은 깨달음으로 2025년을 시작했다.


매 순간 더해지는 시간 속에 내가 쫓고자 하는 방향이 어디인지 나 자신에게 묻기도 하고, 돌아보기도 하며, 나를 더 들여다보는 것을 소중히 하길 바라며 당신도 그러길 바라며 나의 첫 30대 문을 열어본다.


반가워 또 다른 나 자신아. 이젠 파도가 휘몰아쳐도 부서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저 지나가는 중이라는 것을 배웠으니 열렬히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