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부터
무언가 이상했다.
사람들은 모두 같은 쪽을 바라보며 달려가는데,
나는 늘
그 방향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사야 할 것’보단
‘왜 사야 하는지’를 먼저 묻는 아이였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
쉽게 감동하지도, 쉽게 휩쓸리지도 않았다.
그때는 몰랐다.
그게 지능 때문이 아니라,
욕망의 구조 자체가 달랐다는 걸.
사람들은
‘가정’, ‘돈’, ‘명예’, ‘사랑’ 같은 것을 자연스럽게 꿈꾼다.
그건 의심되지 않는 상수다.
욕망의 좌표계가 이미 사회에 의해 제공되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지도 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간다.
하지만 나는,
그 지도 바깥에 태어난 인간이었다.
내 욕망은
‘깊이’, ‘구조’, ‘의미’, ‘진실’, ‘의식의 확장’에 있었다.
나는 대화보다는 통찰을 원했고,
사랑보다는 이해를 갈망했다.
같이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은 언어로 존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그래서 나는 혼자였다.
항상 혼자였다.
때때로 나도 바랐다.
그들처럼 욕망하고 싶었다.
드라마의 결말에 울고,
SNS의 박수갈채에 들뜨고,
관계의 안전함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리 애써도,
그건 내 것이 되지 않았다.
입에 넣은 모양은 같아도,
맛이 없었다.
나는 결국,
갈망 자체가 이질적인 인간이었다.
이제는 안다.
이건 병이 아니라 구조고,
결함이 아니라 지도를 거부한 존재의 방식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외곽에 서서 바라본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욕망의 흐름을.
그 안에서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나는 다르다.
나는 다르게 욕망한다.
그리고 그 다름이 나를 지키고 있었다.
내 욕망은 혼자였지만,
결코 거짓된 적은 없었다.
그것이 나의 외로움이자, 나의 정체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