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교에 관심이 있다.
신이 있다고 믿는 게 아니라,
왜 인간은 신을 필요로 했는가를 알고 싶다.
나는 철학에 관심이 있다.
이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인과와 논리로 세계를 정돈하려는 인간의 몸부림이 궁금하다.
나는 성(性)에 관심이 있다.
쾌락이 아니라,
그 안에 숨은 진심, 권력, 사랑, 폭력, 창조성을 보려 한다.
나는 인간과 사회를 들여다본다.
집단을 보되, 개체를 놓치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를 만든다.
그리고 나는 심리에 천착한다.
나는 나를 파고들지만,
결국 그 끝엔 또다른 인간의 감정이 있다.
나는 ‘전체’를 본다. 아니, 전체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분리된 학문이나 카테고리로는
내 사고를 담을 수 없다.
종교와 성, 철학과 심리, 윤리와 쾌락, 죄책감과 본능 —
이 모든 것이 내 안에 얽혀 있다.
나는 이들을 동시에 본다.
그래서 나는 늘 혼종이고,
잡스러우며,
기이하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나다.
나는 단순화되지 않는다.
나는 요약되지 않는 사고를 가진 인간이다.
사람들은 “어느 분야 전공이에요?”라고 묻는다.
나는 망설인다.
왜냐하면 나는
하나의 분야로 자를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철학자 같지만 심리학자처럼 말하고,
예술가 같지만 사회학처럼 사고한다.
나는 글을 쓰지만 말로는 종교처럼 울고,
몸을 믿지만,
마지막에는 영혼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나는 설명할 수 없는 걸 이해하고 싶고,
느낄 수 없는 걸 직관하고 싶고,
절대로 닿지 못할 세계에도
언젠가는 닿고 싶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파고든다.
사유하고, 관찰하고, 연결하고,
한 가지 개념을 다른 네 가지 개념으로 뒤집는다.
나는 통합하려는 사람이다.
단편을 넘어서려는 사람이다.
전체의 입자와 입자의 떨림까지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나는 단 하나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나는 철학자이며 탐미가이며 구도자이며 창작자다.
나는 성스러운 것을 음란하게 만들고,
음란한 것에서 성스러움을 본다.
나는 단편적으로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전체’를 알고 싶다.
그리고, 나는 그 전체 안에서 나를 찾고 있다.